저유가와 금융완화 기조가 세계 경제 성장에 기대만큼의 부양 효과를 내지 못해온 것으로 실물 경제 전문가들이 판단했다.

로이터가 유럽과 북미에서 250명 이상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해 22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저유가와 금융완화 기조는 성장 전망을 조금 높이는데 그쳤으며 인플레 기대치 상승에도 별 효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유럽중앙은행(ECB)의 대규모 양적완화(QE)의 영향으로 독일 증시의 DAX 지수가 올해 들어 20% 상승하고 독일 국채 수익률도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되는 등 금융시장은 뜨거웠지만, 정작 유로 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연율로 0.4%에 그쳤다.

올해 유로존 인플레 전망도 ECB가 양적완화에 착수하기 전보다 오히려 주춤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HSBC의 스티븐 킹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가 갈수록 비현실적인 상태가 되는 것같다"고 말했다.

또 저유가와 금융완화가 지금만 하지 못했던 지난해 7월 조사 때는 올해 세계 경제가 평균 3.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에는 0.3%포인트 감소한 3.4%에 그쳤다.

내년 전망치도 3.7%로, 이전 조사 때의 전망치에 비해 0.2%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에 가장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달러 강세를 꼽았다.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바스켓 기준으로 지난번 조사 때보다 20% 이상 오르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은 지난 20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회견에서 달러 강세가 들쭉날쭉한 세계 성장과 함께 연준 정책 결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장도 같은 날 연설에서 달러 강세가 가장 우려하는 요소의 하나라고 경고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은 달러 강세로 인해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이 약 0.6%포인트 깎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