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꿈치를 땅에 붙이고 성큼 성큼 걷는 것은 기본이다.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주먹질, 발길질도 모자라 악기를 남자 머리에 내다꽂기도 한다.

국립발레단의 코믹 발레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29일 개막했다. 강수진 예술감독이 관객들에게 발래를 더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기 위해 선택한 작품이다.

세계에서 이 작품을 공연할 수 있는 단체는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을 비롯해서 세 곳 뿐이다. 그만큼 공연단체 선정에 까다로운데, 아시아 지역 중 최초로 국립발레단이 ‘말광량이 길들이기’ 공연권을 확보했다.

이는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강수진에 대한 믿음과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이 고전발레부터 모던 발레까지 다양한 작품을 공연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말광량이 길들이기’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왈가닥 ‘카테리나’와 그녀를 현모양처로 길들이는 ‘페트루키오’의 팽팽한 공방전을 통해 웃음을 선사한다.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강수진 예술감독이 몸담은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2006년 내한공연으로 선보인 작품이기도 하며, 비극적인 연기로 유명한 강수진의 첫 코믹 발레 작품으로 1997년 그녀가 카테리나 역을 맡아 희극과 비극에 정통한 발레리나로 자리매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