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의 주가가 4일 또다시 급락했다.

최근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보름새 1천억 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중국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면서, 노키아처럼 몰락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3.2% 급락한 114.64 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1월 28일(115.31 달러)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 고점이었던 지난달 20일의 132.07 달러에 비해서는 13.2%나 하락했다. 거의 매일 평균 1% 가량 주가가 떨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7,608억 달러(약 890조9,000억원)에서 6,576억 달러(768조7,000억원)로 쪼그라들면서 보름새 1,032억 달러(약 103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달 29일(0.32%↓) 이후 5거래일 연속 떨어졌는데, 최근 이틀새는 각각 2.4%, 3.2%씩 하락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애플의 주가 하락은 지난달 2분기 아이폰 판매량이 전문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애플은 지난 2분기에 총 4,700만여대의 아이폰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특히 미국을 제치고 애플의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에서 애플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폰6 시리즈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는 등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애플은 지난 분기 샤오미(小米·15.9%)와 화웨이(華爲·15.7%)에 밀려 3위로 추락했다.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 분기 대비 21%나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기가 둔화 위기에 빠지면서 애플에 대한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도에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국 경기 둔화로 직격탄을 맞아 성장 전망치가 7.5%로 1/3 수준이 됐다.

여기에다 아이폰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콜린 길리스 BGC 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아이폰에 의존적이냐고 묻는다면 '그렇다'"며 과거 개인용컴퓨터(PC)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소비자들이 몇 달마다 한 번씩 스마트폰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는 물론 모바일에서도 운영되는 새 운영체제(OS) '윈도 10'을 내놓은 것도 애플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CNBC 방송은 현재 스마트폰 업계의 1인자인 애플이 피처폰 1인자의 자리에 안주하다 스마트폰 대응에 실패하면서 완전히 몰락한 노키아의 전철을 따를 수도 있다고까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