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이후에도 시리아 난민 1만명 수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26일) 시리아 난민을 지난 1620년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목숨을 걸고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처음 도착한 '필그림'(pilgrim·순례자)에 비유했다.

하지만 시리아 난민은 무슬림이 대부분인 반면 필그림은 청교도이기에 적절한 비유는 아니다.

그리고 미국이 이슬람 중심의 사회가 되면 종교 자유는 억압을 받게 될 것이며, 핍박을 견디지 못해 고향을 떠나 떠돌이 신세가 된 시리아 난민들처럼, 이슬람 신앙을 원치 않는 이들은 미국을 떠나는 또 다른 필그림들, 시리아 난민들이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연설을 통해 "메이플라워호 필그림들이 자국에서의 박해와 폭력을 피해 항해를 한 지 거의 4세기가 흘렀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필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 "이들은(시리아 난민 등을 의미함) 단지 자신과 가족들의 안전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회를 찾아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미국답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그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들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최근 내게 서한이나 이메일을 보내 난민들에게 자신의 집을 개방하겠다고 밝힌 미국인들의 관대함에 감동을 받았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주(州) 거주 두 여성의 서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일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는 추수감사절에까지 무슬림을 중심으로 한 시리아 난민 걱정에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작 미국의 건국정신인 기독교 정신 보호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그는 누구의, 어느 나라의 대통령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