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30일에도 미국 내 무슬림에 대한 발언을 내놔 계속해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그의 발언이 사실이 아닐 경우 역풍이 일 수도 있을 정도로 강경한 발언이다.

트럼프는 이날 MSNBC 방송의 '모닝 조(Morning Joe)'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무슬림이 이미 미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는 '트럼프의 분열적인 발언으로 세계 무슬림이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전날 언급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매케인 의원의 말은 맞지 않다"면서 "우리는 강해야 하고 항상 (무슬림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사회자들을 향해서도 "미국에는 매우 극단적인 사람들이 있고, 이들이 당신들과 이곳에 있는 모든 패널들과, 나와 미국인들과 전 세계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도 많은 무슬림 친구가 있고, 그들은 훌륭하다"면서 "그들도 나의 말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극단주의 이슬림 테러(radical Islamic terrorism)라는 용어나 이름을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그의 문제가 뭔지 모르겠다. 그는 아마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다"면서 "문제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중요하다. 문제를 말하지 않으면 문제를 풀지 못할 것이며, 그래서 나는 문제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뿐만 아니라 9.11 테러 당시 테러가 일어난 맨해튼 맞은 편 강 건너에 있는 뉴저지주 저지시티에서 일부 무슬림이 환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NBC 토크쇼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이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14년 전 수백 명의 사람들이 우리 단체에 전화와 트위터를 통해 자기들도 그 장면을 TV로 봤다고, 사람들이 거리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나도 봤고, 다른 많은 사람들도 직접 봤는데 왜 내가 그 말을 취소하겠느냐? 내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또 "패터슨과 저지시티와 다른 곳에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무슬림들이 산다"고 말했다. 또 축구 경기장의 무슬림들과 전 세계의 무슬림들이 9.11 테러를 축하했다면서, 무슬림이 있는 어느 곳에서나 이러한 축제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뉴저지 주와 경찰당국은 대규모의 공개적인 축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TV를 통해 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선거캠프 참모가 해당 동영상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동영상이 공개될 경우 트럼프는 지지를 받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또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난민을 1만명이 아니라 20만명에서 25만명까지 수용할 계획이라고 여러 사람들을 통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발생한 사상 최악의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미국 내 무슬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화, 모스크(이슬람 사원) 폐쇄, 9·11 테러 당시 아랍계 환호 등의 주장을 쏟아내며 무슬림에 대한 비판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