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이후 미국 공화당 대선레이스가 다시 도널드 트럼프 독주체제로 흐르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르기까지 했던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벤 카슨은 3위로 추락하며 기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전국의 1천4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일 공개한 최신 전국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는 27%의 지지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이 대학의 지난 10월 조사 때 보다 3% 포인트 더 올랐고, 2위와의 격차를 10%포인트나 벌렸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TV토론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상승세를 타면서 17%로 2위를 기록했다.

카슨은 16%의 지지율로 10월에 비해 무려 7%포인트나 지지율이 급감하면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과 공동 3위로 밀려났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지지율은 5%에 불과했고, 그 이외 다른 주자들은 모두 3% 미만이었다.

현재로서는 트럼프나 카슨, 루비오와 크루즈 4명 중에 한 명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트럼프의 상승세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파리 테러 이후 보여준 이슬람과 IS에 대한 단호한 입장이 보수 진영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는 파리 테러 이후 안보 이슈가 가장 중요한 대선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무슬림 데이터베이스(DB)화, 모스크(이슬람사원) 폐쇄, 9·11 테러 당시 무슬림 환호 비판 등 미국 내 무슬림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으며 미국인들의 불안을 대변해주면서 더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는 사실상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멕시코 등 라틴계 이민자들을 비하하며 무슬림 외 이민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은 물론 여성과 흑인, 장애인에 대해서도 논란이 되는 발언을 쏟아내 반트럼프 정서도 만만치 않다. 이로 인해 민주당 후보와 맞서는 최종 경선 주자로 나서기에는 불안요소가 많다는 것이 문제다.

이처럼 트럼프의 돌풍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치지 않으면서, 트럼프의 인기가 가라앉기만을 바라 온 공화당 주류 진영에서도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공화당의 고민은 트럼프 외의 '플랜B'가 없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