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김성균이 "삼성전자, 한미약품, 태평양 화학. 요 세 가지 종목은 꼭 사놓으라"며 미래 예측(?)을 하는 장면이다. 김성균은 "한 주에 2~3만 원밖에 안 한다. 하지만 오를거다."라고 성동일을 꼬득였으나, 성동일은 펄쩍 뛰면서, 이미 너무 비싸다고, 차라리 그 돈을 은행에 넣어두라고 신신당부한다. 지난 6일 기준 한미약품 주식은 77만6,000원 선으로, 당시보다 무려 35배 가량이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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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이관순 사장은 신년사에서 "작년 한해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부문에서 가장 뜨겁고 가슴 벅찬 한해를 보냈지만, 국내 영업부문에서는 목표로 한 고성장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임직원에 ▲신약개발(新藥開發) 총력 ▲영업체질(營業體質) 혁신(革新)을 2016년 경영방침으로 제시하고 작년 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아쉽다'라고 표현하기엔 한미약품이 지난해 이룬 성과가 대단한 수준이다.

11월만 해도 6일엔 5조원대 기술수출로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계약 수출을 기록했고, 9일엔 자체 개발 중인 옥신토모듈린 기반의 당뇨 및 비만 치료 바이오신약 'HM12525A '(LAPSGLP/GCG)을 글로벌 제약회사 얀센에 총액 9억1천500만 달러(약 1조원)에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얻는 계약금만 해도 1억500만달러(약 1천160억원)에 이르고,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등 단계별로 별도로 총액 8억1천만달러(약 9천300억원)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로열티도 추가로 받는다.

또 3월에는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을 수출했고(스펙트럼·금액 미공개), 같은 달 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를 총액 7천800억원(일라이릴리)에, 7월에는 내성표적 항암신약 'HM61713'을 8천500억원(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바 있다.

지난 4일엔 임성기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008930] 주식 약 90만주를 한미약품 그룹 직원 약 2천800명에게 지급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었다. 이는 임 회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의 약 4.3%, 한미사이언스 전체 발행 주식의 1.6%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종가(12만9천원)로 환산하면 총 1천1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한미약품 그룸 임직원이 받는 금액은 약 4천만 원 정도로, 월 급여의 1000%나 된다.

뜻하지 않은 '큰' 보너스에 임직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가며 큰 성취를 이룬 주역인 한미약품 그룹의 모든 임직원에게 고마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는 임 회장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다음 이용자 'Cool-headed_p'는 "진짜 멋있다. 한미약품 직원분들 부럽네요", '평화를 위해'는 "정말 대단한 회장이다. 임직원의 공로를 고마워한다는 의미있는 증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