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패션 기업이 럭셔리한 '히잡'을 선보이는 등 패션업계가 중동시장을 겨냥해 히잡 등 무슬림 여성 복장을 상품화하고 나섰다.

그러나 히잡 등이 여성 차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상품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것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 브랜드인 돌체앤드가바나(D&G)는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 무슬림 전통 의상인 '히잡'과 '아바야'를 출시했다. 

이틀 뒤엔 패션지 '보그'의 온라인 사이트인 스타일닷컴(style.com) 아랍어판을 통해 컬렉션 론칭을 공식화했다.

원리주의가 득세하는 이슬람 국가들에서는 무슬림 여성들이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이 시장을 노리고 나선 것이다. 

특히 대부분 산유국으로 부유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 무슬림 여성들을 겨냥해 럭셔리 히잡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에서는 중동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이미 히잡과 '패셔니스타'를 합친 '히자비스타'라는 신조어가 나오기까지 했다. 또 다수의 해외 무슬림 여성 디자이너들이 자신들이 만든 패션 히잡을 착용하며 '히자비스타'로 등극했다.

무슬림 여성들은 남성을 성적으로 유혹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슬람 교리로 인해 밖에 나갈 때, 머리카락과 목 등을 가려야 하는데, 무슬림 여성의 의상은 크게 히잡, 아바야, 니깝, 부르카로 나뉜다. 

히잡은 머리, 귀, 목을 가리는 스카프이며, 아바야는 얼굴과 손발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이슬람 드레스다. 니깝은 눈을 제외한 얼굴까지 가리며, 부르카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덮어쓰며 눈 부위도 망사로 가린다.

패션 업계들이 럭셔리 히잡 등을 내세운 것은 중동 패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러나 이슬람의 히잡 등 여성 복장 관련 교리가 여성 차별적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는 커녕, 오히려 럭셔리 히잡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이 여성 차별적 문화에 대해 동조할뿐만 아니라 옹호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언론도 이 문제에 대해 비판하기보다 오히려 럭셔리 히잡에 대해 동조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YTN은 "여성의 변신은 무죄"라는 제목으로 럭셔리 히잡에 대해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놨고, 중앙일보도 "럭셔리한 히잡·아바야...'히자비스타' 세계 패션 주무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럭셔리 히잡에 대해 호평했다.

한편,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지난해 7월 런던패션대 레이나 루이스 교수를 인용해 '금융(finance)·식품(food)에 이어 패션(fashion)이 세 번째 F가 될 것'이라고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이슬람 패션에 대해 다루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