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바닥 모를 추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 전 세계 투자자들이 대거 안전자산으로 돌아선 영향으로, 자금이 대거 빠져 나간 홍콩증시가 폭락하고 아시아 증시도 패닉 상태에 빠진 것은 물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와 달러화 환율은 급등하며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는 20일 장중 8,000선이 무너지는 등 급락세를 보이다 362.36포인트(4.33%) 내린 8,015.44에 마감했다.

항셍 H지수는 국내 증권사가 주가연계증권(ELS) 절반 이상에 기초자산으로 설계해 판매하고 있어, 이날 지수 폭락으로 인해 ELS 투자자들은 원금까지도 날리는 날벼락을 맞게 됐다.

항셍 지수도 749.51포인트(3.82%) 떨어진 18,886.30에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증시는 1% 대로 하락했지만 상대적으로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03% 떨어진 2,976.69에, 선전종합지수는 1.03% 내린 1,876.31에 장을 마쳤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 지수는 전날보다 632.18포인트(3.71%) 폭락한 16,416.1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4년 10월 24일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6월24일 고점 대비 21%나 떨어졌다.

토픽스 지수 역시 51.44포인트(3.70%) 폭락한 1,338.97로 거래를 마쳤는데, 지난해 8월 10일 고점 대비 21%나 추락한 것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155.76포인트(1.98%) 하락한 7,699.12에 장을 마쳤고, 호주의 S&P/ASX 200지수는 61.54포인트(1.26%) 하락한 4,841.53로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 코스피도 44.19포인트(2.34%) 내린 1,845.45로 마치면서 중국 증시 폭락 사태가 일어났던 지난해 8월 24일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이날 지수 폭락으로 인해 52주 신저가 종목이 쏟아져나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SK텔레콤[017670]과 POSCO[005490] 등 164개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슈피겐코리아[192440](-5.94%), 콜마비앤에이치[200130](-2.84%), 파라다이스[034230](-5.98%), 코나아이[052400](-8.15%) 등 108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시장 불안정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5년 반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8.1원이나 오른 달러당 1,214.0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0년 7월 19일(1,215.6원)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안전자산인 엔화는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116.42엔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8월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