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레이스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주' 코커스(당원대회)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때 '대세론'까지 나왔던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2008년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 이어 이번에는 샌더스 상원의원에게까지 밀리면서 두 번 연속으로 물을 먹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CNN/ORC는 지난 15∼20일 아이오와 주 성인 2천2명(공화당 성향 226명, 민주당 성향 280명)을 상대로 오는 2월 1일 열리는 코커스에서의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은 51%, 클린턴 전 장관은 43%로 샌더스 의원이 8%포인트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한달 전 클린턴 전 장관이 54%의 지지율로 38%의 샌더스 의원을 무려 18%포인트나 앞섰지만, 한달 만에 판세가 완전히 역전돼 샌더스 의원이 사실상 승기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8년 전 아이오와 주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결국 대선 후보 자리까지 내줬던 '악몽'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아이오와주 다음으로 8일 뒤 열리는 뉴햄프셔 주에서도 샌더스 의원에게 크게 뒤지고 있어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첫 2개주 경선에서 연패하면서 기세가 완전히 꺾인 채 경선 레이스를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37%의 지지율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26%)을 11%포인트차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14%를 얻어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