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30도를 넘보는 강추위가 이어지며 서울은 4년만에 한파경보를 발령했다. 이렇게 추울 때도 남국의 뜨거운 태양은 내리쬐고 그곳은 따뜻하다는 것은 참으로 지구의 신비다. 신비로운 지구에 사는 지구인의 특권으로 얼어붙은 몸을 동남아의 따뜻한 바다에 담궈서 녹여본다면 어떨까. 머릿속까지 꽁꽁 얼어붙을 듯한 추위를 느끼며, 한국인이 사랑하는 태국 필리핀 휴양지를 정리해보자는 생각이 오히려 든 것이다.

휴양지는 역시 물이다. 투명하고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물의 비쥬얼이 사람들을 비싼 비행기값을 지불하고 먼 타국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수질이 간단하지 않다. 물 한 컵을 떠보면 어디나 똑같다. 사실 사람들을 유혹하는 수질이라는 것은 해변의 모래와 바닷속의 풍광, 바다를 둘러싼 사람들과 건물의 풍경이 함께 어우러져서 눈을 씻기는 경관을 만든다. 또한, 바다에서 수영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 많지 않기 때문에 짠물이 아닌 민물에 몸을 담글 수 있는 리조트의 수영장과 같은 민물 포인트가 휴양지의 물을 결정한다.

물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해양 휴양지의 조건은 숙소다. 휴양지를 어디로 갈 지 정했다면 가장 중요하고 깊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 숙소다. 관광지는 하루종일 돌아다니다가 밤에만 머물기 때문에 잠을 편히 잘 수 있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교통이 편리한 지역으로 정해야 한다. 하지만, 휴양지의 숙소는 절반 이상의 시간, 나아가 전 일정을 숙소에서 내내 머물기도 하기 때문에 숙소와 식사와 부대시설까지 모든 것이 관광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휴양지의 숙소는 풀빌라, 리조트를 대표 주자로 저렴한 숙소부터 초특급 럭셔리 프라이빗 빌라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자랑한다.

놀거리, 볼거리, 할거리, 살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휴양지라고 침대에 누워있거나 물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 바나나보트, 패러글라이딩, 스킨스쿠버와 같은 해양스포츠와 낚시와 만찬을 동반한 크루즈, 여행의 피로를 푸는 맛사지, 싱싱한 현지의 해산물과 값싼 남국의 과일들, 여행지의 가치를 높이는 쇼핑거리들과 이국적인 문화의 현지유적들이 각각 휴양지의 새로운 매력을 자랑하게 된다.

그리고, 가격이다. 휴양지는 비행기가격, 숙소가격, 현지 물가에 따라 여행경비가 10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직항노선이 개설되어 있는지 저가항공이 뜨는지, 비행시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서 항공요금이 달라진다.

숙소가 3성, 4성, 5성으로 등급이 올라감에 따라 호텔가격이 올라간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풀빌라나 프라이빗 빌라로 가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뜬다. 바닷가는 시골이라고 부동산 가격이 덜 중요할 것 같지만, 뷰가 좋고 해변과 가까울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특히 하와이는 한블럭씩 바닷에 전진할수록 객실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간다. 동남아는 인건비와 현지물가가 저렴해 야시장과 마사지를 즐기고 관광지를 벗어나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상점을 이용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다. 반면, 남태평양과 인도양은 유럽과 미국의 물가수준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쓰는 추가비용이 많아지게 된다.

1. 보라카이

요즘 바짝 인기가 좋은, 말 그대로 물오른 인기지역으로 필리핀의 섬이다. 그런데, 보라카이에는 공항이 없다. 옆섬인 파나이 섬의 칼리보 공항에 도착한 후 육로로 2시간을 이동하며 방카라고 하는 배를 타고 넘어가야 한다. 갈 때 올 때 왕복 7시간 정도를 손해보는데도 불구하고 보라카이를 나쁘다고 하는 사람은 못봤다. 보라카이의 가장 큰 매력은 누구와도 함께 같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적절하게 가까운 거리에 적절하게 저렴한 여행경비, 적절하게 작은 섬규모, 적절하게 깨끗한 바다의 매력이 허니문뿐 아니라 친구, 가족 누구와 가도 부담이 없는 여행지로 만든다. 결론적으로 보라카이는 재미가 있다.

수질 4점: 작은 섬이지만 화이트비치가 넓게 펼쳐져 있고 해변의 경관을 해치는 것이 없다. 스킨스쿠버하기도 좋고 수영장에서 놀기도 좋다.

숙박 3점: 섬크기가 작기 때문에 다양한 카테고리의 숙박은 보유하고 있지 못하지만, 적은 리조트를 한국인이 충분히 사용한 후기를 확보할 수 있다. 가든리조트, 리젠시리조트, 프라이데이, 샹그릴라, 세븐스톤, 투시즌스, 그랜드 리조트, 크라운 리젠시 등이 한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리조트다.

액티비티와 관광거리 3점: 작은 섬이기 때문에 현지인들의 문화나 관광거리는 없고 휴양액티비티는 평범하다. 하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보라카이를 기억하게 되는 이유는 여행을 가는 멤버 구성 때문이다. 다른 휴양지와 달리 친구끼리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주 재미있게 기억하게 된다.

가격 4점 : 동남아이기때문에 마사지나 액티비티를 부담없는 정도로 할 수 있지만, 섬 전체가 관광지기때문에 현지 물가 수준의 저렴한 상점들은 없다. 하지만, 거리가 가깝고 막상 큰 돈 나갈 일이 없기 때문에 여행전체 경비 기준으로 큰 부담이 없다.

2. 푸켓

방콕보다 푸켓, 파타야보다 푸켓이다. 바다 없는 방콕보다 푸켓이 낫고, 관광거리없는 파타야보다 푸켓이 낫다는 것이다. 방콕과 파타야에서 관광하고 휴양할 것들이 푸켓에서는 이동할 필요없이 뭉쳐있다. 태국에서 가장 큰 섬인 푸켓은 휴양지 중 가장 관광지의 성격을 많이 가진 곳이다. 재래시장과 쇼핑센터가 있고 포르투갈, 이슬람, 중국 양식의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있다. 도심과 사원 시장 관광 못지 않게 태국의 각종쇼도 즐길 수 있다.

수질 3점 : 안다만의 진주로 불리며 아름다운 해안선과 석회암 절벽이 어우러져 있는데, 개발이 가장 심하게 된 곳이라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바다 그대로의 멋을 즐기기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지나치게 사람 손이 닿은 풍광이 불편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한국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각종 해양 스포츠를 할 때도 저렴하고 진행하는 사람을 찾기도 쉽다. 지구촌 전체를 통털어 가장 개발이 많이 된 휴양지라고 할 수 있다.

숙박 5점 : 풍부하고 다양한 숙박시설을 자랑한다. 아주 저렴한 숙박시설부터 풀빌라가 종류별로 가격별로 다양하게 있다. 다이아몬드클리프 리조트가 한국인 만족도가 가장 높은 편인데, 이 가격을 중심삼고 위와 아래로 자신의 기호에 따라 고르면 된다. 단 저렴한 가격으로 할 것이라면 풀빌라보다는 리조트를 선택해야 한다. 아무리 사진이 근사하고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도 저렴한 풀빌라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푸켓에 산장체험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해변에 가까운 숙소를 골라야 한다.

액티비티, 관광거리 5점 : 극강의 개발도를 자랑하는 푸켓은 휴양지가 보유할 수 있는 최대의 관광거리를 갖추고 있다. 저렴하게 즐길만한 거리가 풍부하니 푸켓의 특성을 최대한 잘 이용해서 왁자지껄 즐겨보기를 권한다.

가격 4점 : 이스타항공, 진에어와 같은 저가항공이 취항함으로 비행기 가격을 확 낮춰서 접근성이 좋아졌다. 현지의 재래시장을 이용할 수 있고 개발이 워낙 많이 되어서 저렴하게 마사지 해양스포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숙박시설도 비수기시에 여행사에게 낮을 가격을 확확 주는 편이고 숙박시설을 통으로 빌려서 판매하는 여행사들도 있다.

3. 세부

세부는 남자끼리도 참 많이 가는 섬이다. 세부는 시내가 있는 세부섬과 휴양시설이 있는 막탄섬으로 연결되어 있다. 세부시내는 저렴한 호텔과 현지상점, 도박장이 있다. 막탄섬에는 좋은 해변과 리조트가 있다. 취항하는 비행기도 많고 현지 교민도 많아서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섬이다. 세부는 스페인의 첫 필리핀 거주지였기 때문에 마젤란의 십자가를 비롯해서 스페인풍의 방문지를 비롯해 반나절 정도의 관광코스도 있다.

수질 3점 : 필리핀의 해변 휴양지다운 해변과 바다를 지니고 있다. 한국인들이 즐겨 방문하는 리조트들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수영장이나 해변풍광이나 압도할만한 매력을 어필하고 있지는 못하다. 크게 개발되지 않았지만 현지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도 없다. 바다는 그 자체로 깨끗한 매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현지인의 생활모습과 함께 전체적인 풍광을 완성하는데 세부는 큰 상승작용을 하지는 않는다. 부담없는 바다놀이도 할 수 있도 스쿠버다이빙도 할 수 있는 동남아 휴양지 수준, 딱 그 정도다.

숙박 3 점 : 세부시티에 싼 호텔들을 검색할 수 있을텐데, 말 그대로 호텔일 뿐이다. 업무차나 목적이 있어서 시내에 들어갈 때는 싼 호텔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휴양목적일 때는 막탄섬으로 가야 한다. 막탄섬에는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숙박지들이 딱 정해져서 있다. J파크아일랜드, 샹그릴라, 플랜테이션베이, 모벤픽, 크림슨, 화이트샌드리조트, 소토그란데, 코스타벨라, 크라운 리젠시등이 한국인들이 주로 찾는 리조트다. 쓸만한 풀발라는 없고 10여개의 리조트 중에서 고르면 된다. 한국인이 충분히 많이 방문했기 때문에 평가와 리뷰, 블로그, 사진을 충분히 찾아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액티비티, 관광거리 4점 : 대부분의 해양스포츠와 다이빙을 할 수 있다. 세부시티에서 간단한 관광을 할 수 있다. 시내의 저렴한 물가를 즐기면서 쇼핑도 하고 야시장도 즐길 수 있다.

가격 4점 : 한국인 방문이 워낙 많다 보니 어느 정도 한국 화폐가 통용되기도 할 정도다. 비행기 공급도 저가항공인 제주항공과 진에어, 국적기인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필리핀 항공과 세부퍼시픽까지 다양하게 투입이 된다. 패키지부터 땡처리 항공권, 비수기 물량까지 가격 장벽은 높지 않다.

4. 방콕 파타야

한국인의 첫번째 동남아 관광지인 방콕 파타야는 전형적인 한국형 동남아 패키지 관광코스다. 관광과 휴양이 어우러져있고 놀거리, 볼거리가 가득하다. 다만, 너무 전형적이어서 식상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사실 방콕은 패키지를 벗어나 한꺼풀 벗겨보면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있는 국제도시다. 여전히 많은 매력과 방문거리가 존재한다. 동남아의 전형적 관광지인 방콕에 휴식을 더해주는 것이 두 시간 거리에 있는 파타야다. 방콕과 곁들여서 방문하는 곳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워낙 방문자가 많아서 개발강도가 세다.

수질 2점 : 긴 비치가 잘 조성되어 있지만, 관광객과 관광시설이 난무하다고 할 정도로 무자비하게 전형적인 관광단지화된 해변이다. 충분히 재미있게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지만 힐링이나 휴식과는 거리가 먼 해변이다. 바다는 적당히 괜찮은 정도다.

숙박 3점 : 숙박시설도 다양하고 가격도 적당하다. 풀빌라는 권하고 싶지 않다.

액티비티 관광거리 5점 : 방콕이다.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을까, 개발의 극점에 다다른 휴양지다. 지나치게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놀거리, 볼거리, 할거리는 지나칠 정도다.

가격 4점 : 크게 바가지만 쓰지 않으면 된다. 저가 항공이 앞다퉈 취항하며 한국 국적기와 태국 국적기가 모두 투입된다. 타이항공은 비지니스도 매우 저렴하다.

자문·정보제공 : 동남아여행전문 에어텔24여행사(02-598-6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