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크게 오르면서 일명 '탈서울 족'들이 집값이 저렴한 수도권으로 탈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인구 1000만명 선도 붕괴되고 말았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지난 1988년 이후 28년 만이다.

주거 불안이 '탈서울'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1000만명 선을 다시 회복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전체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집값은 미친 듯이 오르고 있어, 부동산 버블이 꺼질 경우 부메랑이 되어 한국 사회와 경제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1일 행정자치부가 인구통계 홈페이지(rcps.egov.go.kr)에 발표한 전국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서울의 주민등록인구는 999만5천784명으로 1000만명 선이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인구는 최근까지만 해도 증가세를 유지해, 지난 2010년에는 1천57만 5천447명으로 최고점을 찍었었다.

그러나 전세값이 급등하는 등 집값이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감소세로 돌아서 28년만에 1천만 시대를 접기에 이르렀다.

서울 인구는 현재 지난해 3월 이후 15개월째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기간에만 무려 10만9천422명이 줄었다. 약 1년 만에 소도시만큼의 인구가 빠진 셈이다.

올해 들어서는 1월 3천644명, 2월 4천276명, 3월 4천673명, 4월 6천609명, 5월 7천195명 등으로 감소폭이 점점 더 커지고 있어,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지 않는 한 앞으로 서울을 빠져 나가는 탈출 러시는 더 가속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인구 1000만명 붕괴에는 30·40대 젊은 층이 전세난민으로 서울 밖으로 나간 게 주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서울에서 순유출한 30·40대 인구는 7만3223명으로 전체 순유출 인구의 53.3%를 차지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서울에서 경기 등지로 전출할 때 작성한 전입신고서를 살펴보면 전입 사유로 주택 문제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도 1일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가 지난 2012년 7월부터 4년 연속 상승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를 기록한 2012년 보다 크게 오른 70%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가구당 전세가는 지난 2013년 3억을 넘은 뒤로 올해 1월 4억을 넘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2인 이상으로 구성된 도시근로자 가구가 7.2년 소비 없이 모아야 겨우 전셋값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 전세가(3억7천800만 원)는 통계청이 발표한 도시근로자 연 소득(5천263만6천356원)에 7.2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기 지역 아파트 전세가를 모으는 데는 4.3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에게 탈서울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인구가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는 경기 인구는 5월에 1천259만4천829명을 기록해 지난 2010년보다 6.85% 증가했다.

경기 인구는 지난 2003년 1천20만6천851명으로 처음 1000만 선을 넘어선 이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김포·수원·광주·파주·화성·남양주 등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인접 지역에서 큰 폭의 증가세가 나타났다. 이는 서울의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이들이 서울과 가장 가까운 주변지역으로 밀려났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친 집값으로 인해 서울 상주인구는 점점 줄어들며 1000만명 선이 무너졌지만, 경제활동 등을 위해 낮 시간 서울에 머무르는 인구는 여전히 많다.

미친 집값이 일터와 학교에서 시민들을 점점 멀어지게 하고, 이로 인해 삶의 스트레스와 피로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부동산 버블이 한국 경제와 사회에 머지 않아 거대한 쓰나미를 몰고 올 수도 있다는 문제의 심각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식되어 왔지만,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집값은 계속 미친 듯이 폭등하며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