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 지원단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교전으로 심각한 안전 위협에 처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으로 출발했다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29일(월) 밝혔다.

AP 등에 따르면 그로시 총장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날이 왔다. IAEA 지원·보조팀이 자포리자 원전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최대인, 유럽 최대 규모인 핵 시설의 안전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주에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한다. 지원단을 이끌게 돼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IAEA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이끄는 지원단은 주로 중립국 출신이 중심이 된 전문가 13명과 그로시 사무총장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는 러시아와 대척점에 서 있는 미국·영국 출신은 러시아의 반대로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원단에는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폴란드, 리투아니아 출신 전문가를 비롯해 러시아와 가까운 세르비아, 중국 출신 전문가가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교적 양측과 대화채널이 열려있는 알바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요르단, 멕시코, 북마케도니아 출신 전문가도 지원단에 들어갔다.
단일 단지로는 유럽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포리자 원전은 현재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으나, 시설 운영은 우크라이나 원전 전문가들이 맡고 있다.

최근 원전과 주변 지역으로 의문의 포격이 이어지면서 방사성 물질 유출 사고 우려가 극대화 되면서 지난 주 에는 원전 관리자들의 러시아군의 위협 가운데 현장에서 철수하는 등 불안요인이 커져가운데 이번 IAEA의 지원단이 출발하 것이다.

앞서 25일에는 단지 인근 야산 화재로 자포리자 원전과 연결되는 송전선에 합선이 발생, 송전선이 원전에서 긴급 차단되면서 냉각수 공급이 중단되는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원전 운영자들은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 원자료 용융을 막을 수 있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후 "유럽과 우크라이나가 방사능 재난에 한 발짝 앞까지 몰렸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포격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앞서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상태를 파악할 IAEA 지원단의 일정·동선 등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한동안 논쟁을 벌여왔으나 최근 지원단 구성과 일정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