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 각 중앙은행에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각국의 중앙은행도 연준을 따라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침체로 내몰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세계경제 전망에 대한 연례 보고서에서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경우 개발도상국에 상당한 피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UNTAD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인상되면 3년간 다른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을 0.5%가량 줄이고, 빈국의 GDP는 0.8%가량 줄인다고 말했다.

UNTAD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만으로도 빈국의 GDP가 3년간 3천600억 달러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추가 긴축이 나올 경우 피해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베카 그린스판 UNTAD 사무총장은 "침체의 가장자리에서 물러날 시간이 아직 있다"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고 취약한 그룹을 지원할 도구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레베카 그린스판 사무총장

그는 "그러나 현재의 (긴축) 조치는 가장 취약한 이들, 특히 개발도상국들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전 세계를 글로벌 침체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3.25%까지 인상했으며, 올해 말까지 4.50%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UNTAD는 에너지와 식량 부족을 완화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금리 인상보다는 '가격 상한제' 등 가격 급등을 직접 겨냥한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를 담당한 리처드 코줄라이트 팀장은 중앙은행들이 수요 측면의 해법으로 공급 측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꼬집으며,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UNTAD는 지난 7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합의로 세계 곡물 가격을 1.4%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같은 날 피닉스에서 열린 연설에서 "명백하게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아직 갈 길이 매우 멀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긴축 통화 정책이 수요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기 시작했지만, 우리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며 "통화 정책이 아직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현재 3% 수준의 기준금리를 내년 말 4.6%까지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