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 상장된 5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4일(월) 하루 만에 520억 달러(약 75조 원) 이상 증발했다. 

이 같은 결과는 23일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7인이 모두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 인사들로 채워진 데 따른 시장의 반응으로 해석된다. 

특히 시장에서는 시 주석이 추진해온 '공동 부유론'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빅테크 규제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에 따른 시장의 반응이다.

중국 중앙정치 상무위원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국에 상장된 중국의 5대 빅테크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이날 하루 만에 521억7000만 달러 사라졌다. 

특히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이 지난주 금요일 1877억9000만 달러에서 이날 1663억4000만 달러로, 핀둬둬의 시가총액이 739억1000만 달러에서 557억2000만 달러로 각각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징둥닷컴(649억7000만 달러→564억1000만 달러), 차이나텔레콤(467억5000만 달러→460억7000만 달러), 넷이즈(422억5000만 달러→389억5000만 달러)도 시가총액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는 장중 19% 이상 폭락하다가 12.5% 하락 마감했고 핀둬둬는 24.6%, 징둥닷컴은 13.0% 폭락했다. 이는 같은 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1.19%와 0.86%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시 주석의 측근들로 채워져 민간 분야 성장을 저해할 '정치적 실수'를 저지르더라도 아무도 여기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정치적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한다. 

신쑨 킹스칼리지런던 부교수는 미 경제매체 CNBC에 "민간 부문을 희생하면서 공공 부문을 우선시하는 데 집중한 시 주석의 정책들이 바뀌거나 수정될 가능성이 작아졌다. 이것이 극도로 우울한 경제 전망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인 독주 시대를 알린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끝난 뒤인 24일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3위안을 넘어 역외 시장 기준 사상 최저치로 하락했다. 홍콩 증시도 6% 이상 폭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역외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7.3098위안까지 오르며 2010년 거래를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