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홍콩 국가(國歌)'를 검색하면 반정부 시위 노래인 'Glory to Hongkong'이 상단에 뜨는 결과를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으로 수정해달라는 홍콩 정부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12일(현지시간) 홍콩 공영방송인 RTHK에 따르면 이날 크리스 탕 홍콩 보안국장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검색 상단에 올바른 국가(의용군 행진곡)가 노출되게 해달라고 구글에 요청했으나 불행히도 구글은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은 그러한 검색 결과는 사람의 입력 없이 알고리즘으로 생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러한 설명은 용납도 안 되고 믿을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같은 홍콩 정부의 요청은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서 홍콩국가로 글로리 투 홍콩이 불려지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 6일 두바이에서 벌어진 럭비 월드컵대회 방송 캡처

(Photo : 11월 6일 두바이에서 벌어진 럭비 월드컵 대회 유투브 방송 캡처)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이와같은 답변은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모든 검색어의 검색결과가 인위적인 사람의 개입을 통해서 검색순위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결정된 알고리즘에 따라 검색순위가 자동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구글이 결정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구글은 포르노물이나 가짜뉴스 등 자체 검열 시스템을 가지고 필터링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필터링된 자료는 검색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구글의 자료 필터링하는 검열 기준이 무엇이며 어떤 자료들이 노출 거부되었는지 등 관련 정보는 구글이 제공하지 않고 있기때문에 구글의 일방적인 정보제공으로 여론이 호도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이에 대해 관련자료를 공개하라는 요구가 미국 내에서 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중국과 홍콩정부 요청을 거부한 구글을 결정에 대해 용기있는 결단이라는 평가다. 

현재 구글과 유튜브 등 여러 검색 엔진에서 '홍콩의 국가'를 검색하면 '글로리 투 홍콩'이 상단에 뜬다. 홍콩을 다스렸던 영국의 국가인 '갓 세이브 더 킹'도 검색된다.

'글로리 투 홍콩'은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만들어진 노래로 홍콩의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 제정 후 금지곡이 됐다.

중국 특별행정구인 홍콩의 국가는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으로 별도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 내륙에서는 구글이나 유투브, 페이스북 등 서방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인터넷이 차단되어 있어서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가 없으나, 홍콩,마카오 등 행정차지구에서는 예외적으로 이와같은 인터넷 망에서 분리되어 사용할 수 있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