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유럽등 서방을 비난하며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한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개전과 확전의 책임을 모두 서방에 전가하는 입장을 되풀이 하면서 , 전쟁은 러시아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나토 등 서방이 시작했으며 러시아는 이에 대응을 했을 뿐이라고 항변하며 러시아의 정당성을 주장함과 동시에 서방을 비난했다. 이는 내부결속용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푸틴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서방에 맞서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푸틴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의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의 국정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이 새 유형의 핵무기를 개발 중이고 일부 미국 인사들이 전면적 핵무기 시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핵전력의 91.3%가 최신 시스템으로 무장했다면서, 모든 군부대가 이런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고도 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조약 탈퇴가 아닌 참여 중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에 대한 통제를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연장 협상은 답보 상태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말 조약 이행을 위한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전날 연기를 통보한 뒤 관련 대화가 재개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