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당국이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12억유로(약 1조7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로이터통신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DPC)는 이날 27개 EU회원국을 대표해 메타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앞으로 5개월 이내에 사용자 자료를 미국으로 전송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과징금 액수는 유럽연합(EU) 내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부과된 것 중 역대 최고로, 지난 2021년 룩셈부르크가 아마존에 물린 7억4천600만유로(약 1조 600억원)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메타

이번 과징금 부과는 유럽과 미국간의 개인정보 데이터 전송이 불법이라는 법에 근거한 것으로 지난 2020년 7월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미국 정부의 개인 정보 감시 우려가 있다면서 EU와 미국 간 데이터 전송 합의가 무효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는 유럽인들의 개인 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미국으로 전송할 때 해당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2016년 미국과 EU가 체결한 개인정보 보호 합의인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를 유럽 재판소가 무효화 한 것이다.

아일랜드 데이터 보호위원회는 유럽사법재판소가 미국과 EU 간 전송 합의를 무효로 했는데도 메타가 유럽인의 데이터를 계속 미국으로 전송해왔다며 이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아일랜드 당국이 EU의 회원국을 대표해 메타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메타의 유럽 본부가 아일랜드에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이 같은 데이터보호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성명을 내고 "부당하고 불필요한 과징금에 대해 항소할 것이며 법원을 통해 집행정지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미국 국가안보국(NSA) 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근거로 한 오스트리아 개인정보 보호 활동가 막스 슈렘스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스노든이 폭로한 내용 가운데는 페이스북이 미국 정보기관에 어떻게 유럽인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주는지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