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7 09:31 PM
미국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해 국내 증권가는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일단 진화됐다고 안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당 기간' 문구에 대한 기계적 해석을 지양하라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오히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놔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남겨뒀다는 분석도 있다.
미 연준은 1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0∼0.25%)으로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for a considerable time) 이어가기로 했다.
시장의 주된 관심사였던 '상당 기간' 표현 삭제는 없었다.
옐런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상당 기간'이라는 말에 대한 기계적 해석이 없다"며 "기준금리 인상의 적절 시점에 대해 결론을 내릴 때 특정 자료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을 위축시켰던 미국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일단 해소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은 양적완화 종료 이후에도 일정기간 이후 금리 인상을 기계적으로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통화정책 변화에 대해 시장이 기계적으로 접근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고용시장의 강한 회복과 정상적 인플레이션 복귀 등 실물경제의 뚜렷한 회복 징후가 있어야 금리 인상 등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봤다.
임 연구원은 "연준의 의도는 '연내 양적완화 종료 → 상당 기간 이후 금리 인상 실시 → 유동성 흡수 → 정상금리 수준 복귀' 등 일련의 출구전략에 대한 기계적 시나리오를 지양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그는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미국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기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시장의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연준이 상당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함으로써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불식됐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은 내년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이 커졌으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3.0∼3.2%)보다 하향 조정(2.6∼3.0%)한 점을 볼 때 금리 인상이 시작돼도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작다"고 말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의 '상당 기간'에 대한 발언이 오히려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남겨놨다는 해석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의 발언은 한편으로 경제지표 호조에 따라 언제든지 통화정책 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어 출구전략 리스크가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커졌다"고 봤다.
그는 "(이런 리스크가) 미국 달러화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달러화 강세에 취약한 신흥국 금융시장과 원자재 시장에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와 관련해 박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약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