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8 04:30 AM
피아노를 전공하는 한 여성이 국내 최연소 겸 최다 대학·대학원을 다닌 기록을 갖게 됐다.
주인공은 경북대 일반대학원 피아노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하고서 논문을 준비 중인 홍지선(30·여)씨다.
그는 모두 5개 대학·대학원에 입학하고 그 중 2개 대학·대학원을 졸업했다며 지난달 한국기록원으로부터 대한민국 최연소(인증 시점 만 29세) 최다 대학·대학원 입학 및 졸업 기록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이색 기록의 시작은 홍씨가 2003년 서울신학대 교회음악과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인천이 고향인 그는 서울신학대를 졸업한 2007년 추계예술대 일반대학원 음악과 피아노전공 석사과정에 1년을 다녔고, 2009년에는 단국대 일반대학원의 같은 전공 석사과정에 들어가 2년 뒤 졸업했다.
이후 2011년에는 경북대 일반대학원 음악학 피아노전공 박사과정에 들어가 지난해 수료했으며, 지난 3월에는 인천대 문화대학원 지역문화기획학과에도 입학해 현재 휴학 중이다.
인문학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데다 연주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기획도 해보고 싶어 문화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본래 전공에 충실하기 위해 일단 1학기만 마쳤다.
2008년 잠시 쉰 적을 제외하면 10년 이상 학교에 다닌 셈이다. 그동안 이수한 학점이 무려 242학점에 이르고 성적은 모두 A~B다.
홍씨는 "형편에 맞춰 더 나은 교육 여건을 찾다 보니 5개 대학·대학원을 다니게 됐고 지금은 경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며 "음악을 전공하면서 줄도, 돈도 없이 오로지 혼자 분투한 결과"라며 멋쩍어했다.
7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하루 6~9시간씩 연습에 몰두하며 오로지 근성으로 자신을 지도할 학교와 교수를 찾아다녔고 모든 입시도 혼자서 준비했다.
그동안 들어간 등록금도 만만치 않았으나 학자금 대출, 부모의 지원, 조교 활동이나 레슨과 같은 용돈 벌이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했고 기숙사에 지내면서 생활비를 아꼈다.
아버지가 18년간 환경미화원을 하는 등 형편이 넉넉지 않았지만 대학 졸업장이 없는 부모는 맞벌이에 빚까지 내가며 딸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그는 2002년 전국학생 음악콩쿠르에서 입상한 뒤 여러 음악회에 참여했고 내년 3번째 독주회를 앞두고 있다.
홍씨는 "열심히 노력해 박사 학위를 받고 예술인으로서 연주활동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꿈"이라며 "이렇게 학교에 많이 다닌 사례는 외국에서도 드물 것 같아 세계 기네스에도 도전해볼까 한다"하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