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1 10:09 PM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들이 엔화 약세의 지속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무역업계는 정부 차원의 환율 대책과 한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일 한국무역협회 도쿄지부가 삼성, LG, 포스코[005490] 등 일본 주재 한국 기업 5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3%가 엔화 약세로 영업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기업의 44.6%는 엔저의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제조·무역업체는 가격 경쟁력 약화와 채산성 악화를 들며 단가 인상을 둘러싼 거래처와의 갈등 심화, 발주량 감소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국 여행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일본인 관광객이 감소함에 따라 관광 관련 일부 업체는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일 한국기업은 대응 방안으로 단가 인상(39.2%), 사업 축소(19.6%), 결제통화 변경(12.5%), 환율변동보험 확대(3.5%) 등을 제시했다. 3개사는 사업 철수를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가격 인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응답기업의 66.1%는 일본 거래처로부터 기존의 단가 유지를 요청받았다. 단가를 인상한 곳은 8.9%에 불과했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작년 3월 1,170원에서 최근 955원까지 떨어졌다. 주일 한국 기업이 영업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힌 최소 수준의 환율은 100엔당 1,000∼1,100원이다.
무협은 "이들 기업이 전망한 내년 평균 환율은 100엔당 949원"이라며 "1,000원 미만의 환율이 지속하면 대일 영업 축소가 크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주일 한국 기업은 정부 차원의 외환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강력한 시장 개입을 희망했다.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양국 교역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관계 개선을 통한 제2의 한류 붐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일 수출용 원재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 대일 수출기업에 대한 대출 금리 인하, 수출 장려금 지원 등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