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6 11:20 PM
흔들리는 김치산업…대량 급식소 90% 이상 중국산
중국산 김치가 연간 20만t 이상 들어오면서 국내 김치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주산지인 전남 해남 배추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의원이 관세청·농림축산식품부·식약처·농산물품질관리원·김치협회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5년째 김치산업은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5년간 누적적자만 총 6천256만 달러(약 6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김치는 마트나 인터넷몰에서 판매되기도 하지만 일반 식당은 물론이고 병원, 학교, 기업 등 대량급식에 주로 쓰이고 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대한김치협회 자료를 보면 고속도로휴게소는 95% 이상 중국산 김치를 내놓고 있다. 일반식당과 대량급식소도 90% 이상 중국산 김치를 쓰고 있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중국산 김치가 널리 유통되며 국내 김치산업은 물론이고 김치라는 식품 자체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산 김치가 국산으로 둔갑해 팔리면서 '김치가 맛이 없고 비위생적'이란 부정적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김치 수요를 줄여 장기적으로 김치 생산업자와 배추 농가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분석이다.
중국산 김치 수입은 2011년 관세청의 수입통관절차가 간소화되면서 크게 늘었다.
서류검사만으로 끝내는 통관물량이 늘었고 정밀검사는 절반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적합' 수입 김치 적발은 2011년 9건에서 지난해와 올해는 각각 1건에 그쳤다. 부적합 물량이 줄었다기보다는 검사 축소의 영향이 크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관세청이 지난 3월부터 4년간 수입 김치를 유통 이력대상물품에 지정해 유통단계별로 이력을 신고하게 했지만 이후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되는지 점검은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종 소비단계인 식당 등은 이력신고에서 배제돼 있어 최종단계에서 수입 김치가 국산으로 둔갑하면 유통 이력점검으로는 단속하기 어렵다.
김 의원은 자체적으로 영등포구 소재 음식점 20여 곳을 점검한 결과 단 3곳만 김치원산지를 표기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24일 열린 기재부와 관세청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치산업도 자동차, 반도체와 같은 산업관점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배추 농가 등 농민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특별히 신경 써 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