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2 03:29 AM
가전업계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중 FTA 공산품 분야 협상 타결안에서 냉장고, 에어컨, 전기밥솥, 믹서 등 생활가전 제품은 10년 이내 관세철폐 품목군으로 분류됐다.
10년간의 관세철폐 방식은 매년 균등하게 관세를 내리는 선형철폐와 초반에 작게 내리고 갈수록 많이 인하하는 비선형철폐로 나뉜다.
아무튼, 20% 이상의 고율 관세를 그대로 유지하거나 관세를 제한적인 폭으로만 낮추는 초민감·민감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으로 수출하는 생활가전 제품은 단계적으로 FTA의 수혜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사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국내 생산라인에서 만드는 품목 가운데 이런 조건에 들어맞는 제품은 많지 않다.
TV는 현재 완벽한 현지 생산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아예 해당 사항이 없다.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는 FTA와 관계없이 IT·전자산업 교역을 자유화하는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이미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국내에서 전량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생활가전 제품 중에는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가 눈에 띈다.
스타일러는 양복, 니트 등 자주 세탁할 수 없는 의류를 새 옷처럼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다. 스팀과 무빙행어로 구김을 없애면서 냄새를 잡아주고 살균, 건조, 탈취, 착향 기능을 갖췄다.
LG전자는 2012년 상반기에 처음 중국 시장에 트롬 스타일러를 내놓았다.
중국 시장 모델명은 '사대락(斯黛樂)'이다. 베이징, 톈진, 선양 등 주요 도시의 고급백화점에 입점하고 VIP 마케팅도 전개했다.
물량이 적기 때문에 모든 물량을 창원 복합가전라인에서 생산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스타일러는 일종의 개척 가전에 해당한다. 현재 관세 적용 대상 제품인 건 맞는데 향후 관세율이 어떻게 조정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출시한 1세대 스타일러에 이어 최근 2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다. 드레스룸에서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도록 크기를 줄인 제품이다.
스타일러와 마찬가지로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LG전자 제품 중에는 공기청정기도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일부 하이엔드 제품만 국내 생산물량을 중국으로 보낸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중 극히 소량의 프리미엄 제품만 국내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을 중국으로 수출한다. 역시 10년 이내 관세철폐 품목에 해당해 단계적으로 관세 인하 혜택을 보게 된다.
동부대우전자는 중국 톈진의 복합가전단지에서 냉장고, 세탁기, 전자오븐레인지를 생산한다. 동부대우전자의 경우 특이한 점은 중국 현지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은 대부분 제3국으로 수출한다는 것이다.
대신 중국 내수시장 물량으로는 국내 광주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90%가량 투입한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중국 내수시장은 2012년 말부터 개척했기 때문에 당분간 한국산 프리미엄 제품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