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3 08:20 PM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하면 국내 기업들이 기술적 우위에 있는 합성수지와 주방·생활가전, 의료기기 제품 등이 5∼10년 내에 무관세로 수출될 전망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협상이 타결된 한중 FTA에서 10년 이내에 대중 수출 관세가 철폐되는 상품군에 합성수지 제품이 여럿 포함됐다.
기저귀나 생리대 등 위생용품에 사용되는 고흡수성 수지는 중국에 수출할 때 6.5%의 관세율이 적용됐는데, FTA 발효 후 10년 이내에 관세가 철폐된다.
이온교환 수지는 6.5%의 관세가 5년 내에 없어진다. 이온교환 수지는 물이 지닌 이온과 수지가 가진 이온을 교환하는 작용을 하는 합성수지로, 수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고내열성 플라스틱 소재로 자동차·전자제품 등에 널리 쓰이는 폴리페닐렌설파이드(PPS) 수지의 경우, 6.5%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된다.
고흡수성 수지는 LG화학이, 이온교환 수지와 PPS 수지는 삼양사[145990]와 SK케미칼[006120]이 각각 생산하고 있다.
산업부는 "해당 소재들은 우리가 핵심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화학소재 신흥강국인 중국도 따라올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생활용품과 가전기기, 기계 제품 중 일부 품목들도 한중 FTA 발효 10년 안에 대중 수출 관세가 없어진다.
10년 내 관세철폐 품목에는 현행 관세가 16%인 전기담요와 14%인 안전면도날이 있고 현행 관세가 15%인 전기밥솥과 전자레인지, 핫플레이트(전기레인지) 등도 포함된다. 관세율 10%의 과일착즙기는 20년 내에 관세가 철폐되는 품목으로 분류됐다.
아울러 현행 4%의 관세가 붙던 치과용 X레이 기기는 5년 안에, 관세율 15%인 마사지 기기는 10년 안에 관세가 없어진다.
관세율이 5∼10%인 농기계와 관세율 10%인 식품 포장 기계도 10년 내 관세철폐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가전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8.8% 성장했고 의료기기 시장은 세계 2위 규모"라며 "향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관세율이 내려가면 국내 수출업체들의 점유율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중국 의료기기 시장은 2009년 이후 연평균 27%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다국적 기업이 80%를 점유하고 우리의 점유율은 3.25%에 그친 상황"이라며 "향후 관세철폐로 우리 상품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이날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및 중소기업 유망 품목'이라는 보도 참고자료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배포했다.
앞서 한중 FTA 협상 타결 이튿날인 지난 11일에는 공산품 일부의 양허 내역을 담은 자료를, 전날에는 원산지 기준 협상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부가 전체 결과를 일괄 공개하지 않고 성과 있는 부분만 조금씩 내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는 한중 FTA에서 다뤄진 전체 양허 내역은 가서명이 이뤄진 뒤에야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간 약속에 따른 것으로, 가서명 전까지는 국민과 기업들이 궁금한 내용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업종단체를 만나 상세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부는 협상이 잘 된 부분만 상세히 알리고 비판받을 내용은 두루뭉술하게 설명하고 넘어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이는 한중 FTA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대책 수립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