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9 08:23 PM
내년 성장률 3%대 중후반…대내외 하방 위협 계속
By 박성규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새해가 다가오자 경제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전망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정부의 4.0%보다 낮은 3%대 중후반을 제시하고 있어 저성장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을 올해보다 0.3%포인트 높은 4.0%로 잡고 있다. 한국은행도 올해보다 0.4%포인트 높은 3.9%를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은 3.9%,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8%, 한국경제연구원은 3.7%로 올해보다 각각 0.2%p, 0.3%p, 0.2%p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저성장·저물가 기조를 이어가 경제 성장률이 올해 전망치와 같은 3.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정부와 민간 경제연구소 모두 내년에도 한국과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3년 연속으로 1%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디플레이션 논란이 가열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 한국은행은 2.4%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개 해외 투자은행(IB)과 경제예측기관이 내놓은 한국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평균 2.2%였다.
하지만 이들 중 9곳은 내년 한국의 물가상승률이 1%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를 제시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근본적으로 수요 부진이 저물가의 원인” 이라며 "내수가 살아나지 않으면 내년에도 1%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자리 사정은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이 3%대 중·후반으로 기대되는 만큼 고용시장이 절대적으로 나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는 올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말로 향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적이 나빠진 데 더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감축 배경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연간 취업자 증가가 올해 50만명에서 내년 45만명으로 줄어든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올해 52만명인 신규 취업자가 내년 35만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외 여건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엔저,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위험 요인이 즐비하다.
미국은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 중국, 일본 등 나머지 주요국의 성장세는 부진하다. 경기의 비동조화는 정책의 비동조화로 연결돼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서로의 정책효과가 맞물려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한국의 기준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뇌관인 가계부채를 건드릴 수 있다.
엔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소비세 추가 인상을 연기하고 다음 달 조기 총선을 실시하기로 해 엔저가 심화될 수 있다. 소비세 인상이 미뤄지면 일본이 양적완화를 지속하거나 추가 양적완화로 물가를 올려 조세 수입을 늘리려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원·엔 환율이 내년 4분기 100엔당 875원까지 내릴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