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2 07:39 PM
내년 ‘여성인구' 남성 첫 추월…본격 고령사회 진입
By 박성규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내년부터 여성인구가 남성보다 많아진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구조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선다. 2017년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총인구 대비 14% 이상되는 고령사회가 된다.
23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내년 여성인구는 2531만명으로 남성인구 2530만명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출생성비(여아 100명당 남아)는 105.3으로 여전히 아들이 많이 태어나지만 세계 최하위권의 낮은 출산율이 지속됐다. 또 고령인구의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길어 전체 여성 인구가 남성을 앞지르게 된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639만명인 고령인구는 2017년 700만명을 넘어서면서 유소년(0∼14세) 인구(684만명)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하게 된다.
고령인구의 비중도 올해 12.7%에서 2017년에는 14.0%에 도달할 전망이다. 한국은 2000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7% 이상)에 진입한 이후 17년 만에 고령사회를 맞게 된다. 또 고령인구 비중은 2026년 20.8%까지 올라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총인구는 2030년 5216만명을 정점으로 2031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3684만명인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04만명에서 정점을 찍고 2017년부터 감소한다. 경제활동 인구로 볼 수 있는 25∼49세 인구는 이미 줄었다. 25∼49세 인구는 지난해 1978만명으로 2000만명대가 붕괴된 후 올해 1958만명, 2015년 1940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인구가 줄면서 노동 공급이 위축돼 취업자 수는 2026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2555만명인 취업자 수가 2026년 286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점진적으로 감소해 2060년에는 2333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자에게 줘야 할 연금은 늘어나는 데 세금과 연금을 낼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는 복지지출 증가, 성장률 하락, 국가의 재정건전성 위협 등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산정책처는 고령화에 따른 총요소생산성이 약화돼 실질성장률이 올해 3.6%에서 갈수록 하락해 2060년에는 0.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성장률은 올해 5.4%에서 2060년 1.9%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예산정책처의 장기 기준선 전망에 따르면 고령화 등으로 국가채무는 2014년 GDP 대비 37.0%에서 2030년 58.0%, 2040년 85.1%, 2050년 121.3%, 2060년 168.9%로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에 따른 성장률 하락과 재정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증세, 외국인·여성·노인 인력 활용, 출산율 제고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 대비 재원을 위해 채무를 늘리기보다는 증세를 고민해야 한다"며 "대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재원이 더 필요하면 서민·증산층에 대한 증세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