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3 03:37 AM
한덕수 무역협회장 “TPP, 일본만 들어가면 타격 커” 우려
By 박성규
[재경일보 박성규 기자] =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PP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FTA다. 이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전 세계 GDP의 40%에 달한다.
한 회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무역의 날' 기념 간담회에서 "중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이 타결됐기 때문에 이제는 TPP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며 "한국이 TPP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한국 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2개국 TPP 협상 참가국들의 무역 규모는 9조 달러가 넘고 이 가운데 부품 등 중간재의 수요가 2조 달러가 넘는다"며 "일본만 TPP에 들어가고 한국이 빠진다면 이 같은 부품 수요가 모두 일본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한국이 일본과 같이 경쟁하면서 이를 견제하지 못한다면 타격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누적 투자액은 1571억 달러로 전체 투자의 41%를 차지한다. 특히 이들 12개국은 현재 전체 중간재의 5%를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일본에 6%를 의존하고 있다.
TPP 협상은 내년 상반기가 협상 타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무협은 전망했다. 또 TPP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도국인 미국 업계의 지지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미국 업계에서는 12개국 협상이 끝나면 가장 먼저 한국을 참여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금융정보, 자동차, 의료기기 등과 관련된 한미 FTA 이행 과정에서의 문제들이 확실히 개선되는 것을 보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미 FTA 이후 한국의 무역흑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을 미국 업계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한국은 10개국과 이미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를 체결한 상태여서 한국의 참여가 TPP 협상 진전에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TPP 참여는 아직 한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일본, 멕시코와의 협상을 진전시키는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날 한 회장은 “다자간에 진행되는 메가 FTA의 역동적인 효과는 양자간 FTA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 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