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4 02:17 AM
내년부터 ‘상용차’ 최소 1000만원 올라…”미리 사두자”
By 김진규
[재경일보 김진규 기자] = 내년부터 디젤 연료를 쓰는 총중량 3.5t 이상 트럭, 버스, 특장차 등 상용차 가격이 최소 1000만원 이상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민 운수업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면서 차량을 미리 사두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대형 트럭 계약대수(2.5t 이상 모델 기준)는 3,590대로, 작년 11월의 2099대보다 71% 급증했다.
환경부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내년부터 총중량 3.5t 이상의 디젤 차량에 대해 '유로6'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1t 트럭인 현대차의 포터와 기아차의 봉고트럭은 2016년 9월부터 적용된다.
유로6가 적용되면 미세먼지(PM)는 현 규제보다 50%, 질소산화물(NOx)은 80% 이상 줄여야 한다.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내년부터 국내에서 생산되는 차량과 해외에서 들어오는 수입차는 판매할 수 없다.
따라서 자동차업계는 차량에 SCR(선택적 촉매 저감장치)을 비롯해 대당 가격이 500만∼700만원에 달하는 DPF(디젤 분진 필터) 등을 장착할 예정이어서 차량별로 최소 1000만원 넘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진다.
중형 화물차로 인기가 많은 마이티 2.5t의 가격은 현재 3720만∼3770만원이지만 내년부터는 4000만원 후반대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다 먼저 유로6를 적용한 유럽에서도 대형 트럭 가격은 평균 1600만∼17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유지비도 늘어난다. 유로6를 적용받는 차량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요소수소를 지속적으로 보충해야 해 유지비가 지금보다 매년 100만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내년에라도 화물차주들이 유로5 기준에 맞춰 올해 생산된 차량을 구매하면 현재 가격 수준에서 살 수 있다. 유로6가 적용되더라도 올해 생산된 차량에 한해 판매 유예 기간이 부여된다.
예컨대, 올 연말까지 유로5 기준에 맞춰 생산된 트럭은 내년 1월1일 이후에도 180일까지, 버스는 90일까지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제조사들의 재고가 있어야 판매가 가능하다.
이에 버스·화물 운송업계는 유로6 적용으로 운수업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태로울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최대적재량 1t 초과 3t 미만의 개별화물 차주의 올해 1분기 중 월평균 순수익은 109만원에 불과했다. 월평균 소득은 309만원이었지만 유류비와 주선료, 수리비 등으로 200만원이 나갔다.
운송업계 관계자는 “유로6 도입에 따른 추가 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면서 "지원 없이 규제가 시행되면 운행 중단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