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3 02:14 AM
'원전반대그룹'을 자칭하는 트위터 사용자가 또다시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자료를 공개함에 따라 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가 사이버보안의 비상태세에 돌입하고 정부합동수사단이 수사에 돌입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또 다른 자료를 인터넷에 공개하면서 한수원의 대응훈련 등을 조롱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원전자료 유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유출자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한 지 얼마 안 돼 또 다른 자료가 공개돼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이 사용자는 자료공개 초반에만 해도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려는 해커 등으로 추정되기도 했지만, 검찰 수사나 범정부차원의 대응 등을 비웃듯 원전자료를 계속 공개하고 있어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원전반대그룹'은 지난 15일 처음으로 인터넷에 자료를 공개한 이후 지난 21일까지 원전 관련 자료가 담긴 압축파일을 연달아 올리며 국내 원전의 가동 중단을 요구했다.
지난 21일 새벽에는 성탄절부터 고리1,3호기, 월성 2호기를 가동중단하라면서 중단하지 않으면 원전자료 10만여 장을 모두 공개하고 '2차 파괴'도 실행에 옮기겠다고 위협했다.
이후 검찰이 IP 추적을 통해 지방에 수사관을 급파하는 등 수사에 진전을 보이자 자료 공개가 잠시 소강 국면을 보이기도 했으나 또다시 5번째 자료를 공개함으로써 국민 불안을 가중시켰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원전 도면 등이 담긴 4개의 압축파일과 원전 기술을 설명한 기사의 인터넷주소(URL) 등이다.
4개의 압축파일에는 고리 1, 2호기와 월성 3, 4호기의 도면으로 보이는 파일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가 가진 자료가 일부 소량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과 함께 공개되는 자료가 많아질수록 보안에 더욱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가 지금까지 공개한 자료가 개별적으로는 원전의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공개된 자료가 여러 건이기 때문에 이를 서로 조합하면 원전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이 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계속되는 원전자료 공개로 미뤄 그가 상당량의 자료를 가진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면서 "그의 주장대로 10만장의 자료가 공개된다면 이들을 조합해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