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4 01:30 AM
예체능 종사자 "언제나 탈세 가능" 논란
By 박인원
[재경일보 박인원 기자] = 14일 배우 장근석(28) 씨가 탈세로 수십억 원의 추징금을 낸 것으로 알려지며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의 세금납부 실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월급쟁이와 달리 예체능인에 대한 과세는 본인 신고에 의존하기에 항상 탈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유리지갑'으로 불리는 근로 소득자와는 전혀 다른 세금 납부 과정을 거친다. 소득을 얼마로 신고하느냐에 따라 과세 액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소득을 크게 매기면 세금도 많이 내고, 적게 신고하면 세금도 줄어든다.
또한, 근로자들과 다른 게 업무경비를 총소득에서 제외한다. 총수입이 10억 원이어도 사용경비가 6억 원이면 4억 원에 대해서만 과세가 되는 것이다. 이 '업무와 관련된' 비용은 연예인의 경우 의상비, 코디, 운전기사 임금 등 연예활동과 관련된 것들이 포함되며, 운동선수의 경우 각종 장비나 체력단련비, 코치고용비 등을 인정받을 수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연 수입이 7천500만 원 이하인 장부를 기재할 여력이 없는 개인사 업자는 과세당국에서 정한 비율로 경비를 인정받고 나머지 세금을 내게 되어있다.
◇ 소득 자체를 줄여서 신고
장근석의 경우도 소득 금액 자체를 줄여 신고한 사례이다. 중국에서 콘서트, 광고출연, 행사 등으로 번 돈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해외 활동 중엔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채 출연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항상 탈세 가능성이 있다.
경비를 뻥튀기하는 경우도 많다. 방송인 강호동은 2011년 세무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필요 경비를 인정해달라" 요청 했지만 인정받지 못해 7억 원 가량의 추징세를 내야 했다. 세무사들은 연예인의 소득신고 내용을 꼼꼼히 살피면 '경비 부풀리기'가 상당수 발견된다고 지적한다.
◇ 절세 목적으로 가공경비 꾸미기
이들은 일반 개인사업 자처럼 고정비용이 크지 않은 데다 활동 관련 비용은 소속사에서 경비로 처리하기 때문에 세금을 아끼기 위한 가공경비를 만들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세무대리인에게 무작정 비용 처리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의 입장에선 과세 체계가 애매하다는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명확하지 않은 기준으로 별 탈 없이 접수된 소득신고가 나중에 문제가 되면서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거액의 가산세를 내야 하는 등 피해가 크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국세청은 연예인의 신용카드 사용 내용 수년 치를 파악해 신고된 소득액보다 더 큰돈을 쓴 경우, 이 자원금을 역추적해 탈세 사실을 밝히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방법의 한계상 사전에 탈세를 막는 방법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김한기 국장은 "고액의 소득을 올리는 연예인의 경우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고 영향력도 크다"며 "보다 꼼꼼히 소득을 신고하고 납세에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