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9 09:00 PM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 워싱턴의 동북아 전문가와 학자들은 과거사를 놓고 갈등을 빚는 한·일 관계가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올해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9일(현지시간) '올해 아시아·태평양 전망' 세미나에서 관계 전문자와 학자 114명을 대상으로 현장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전체의 64%에 해당하는 75명은 한·일 관계가 현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간헐적으로 한·미·일 3자협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2%인 26명은 과거사와 영토문제를 놓고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올해 양국 관계가 개선돼 한·일 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은 11%(13명)에 그쳤다.
이
연구소의 한국석좌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현재 한·일 관계는 이보다 더 악화될 수 없는 상태"라며 "단순히 일본군
위안부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의 문제가 아니라 매우 많은 요소와 변수들이 복잡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차 교수는 특히 "과거 일본에서는 한·일 관계가 악화됐을 때 그냥 무시하거나 아니면 관용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지금은 여론이 극적으로 바뀌어 한국 전체에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이라며 "이것은 큰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국 내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중요할 뿐이지 일본은 더이상 필요 없다는 식의 인식들이 나오고 있다"며 "이것은 경제적 측면이나 장기 전략적 측면에서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설
문조사를 주도한 마이클 그린 CSIS 일본석좌는 오는 8월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나올 이른바 '아베 담화'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990년대에 나왔던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며 "이것은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려니와 집권 자민당 내의 지배적 기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베 총리가 지난해
7월 호주 연방의회에서 연설할 당시 2차대전 때 교전했던 과거를 언급하면서 '양국이 역사의 시련을 견뎌냈던 그 신뢰 관계를 안보
협력으로 살려가야 한다'고 거론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는 종전 70주년 담화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