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9 09:19 PM
유이 "'수영 여신' 도희, 제 옷이란 생각에 잡았죠"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냉정히 평가하면 애프터스쿨 유이(본명 김유진·27)는 즉 연기를 빼어나게 잘하는 아이돌은 아니다.
SBS
TV '미남이시네요'와 tvN 스포츠드라마 '버디버디', MBC TV 주말극 '황금무지개', KBS 2TV 퓨전사극 '전우치',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조연을 맡았지만 연기력에 대한 크고 작은 지적들을 받곤 했다.
그럼에도 유이는 명랑함이 가득한 얼굴과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특장점을 십분 활용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잘 찾아왔다.
tvN 새 월화드라마 '호구의 사랑' 여주인공인 당찬 국가대표 수영선수 도도희는 그런 면에서 유이의 특장점을 특화한 역으로 보인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유이 또한 "도도희는 제 옷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꽉 잡았다"고 말했다.
원작인 유현숙 작가의 동명 웹툰 속 여주인공 윤설희는 여리고 눈물 많은 청순가련형이다.
'호구의 사랑' 출연 이야기가 처음 오갈 때 웹툰을 읽어본 유이는 "소속사에 여주인공 윤설희는 제가 할 수 있는 역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고 했다.
"
윤설희는 가녀리고 누군가 보호해줘야 하는 캐릭터에요. 그런데 저는 원래 성격상 누구에게 보호받고 눈물을 흘리는 그런 역할을 아직은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회사에 말했더니 시놉시스가 오면 다시 생각해보자고 하더라고요."
표 PD와 윤난중 작가가 고심 끝에 이름까지 바꾸면서 재창조한 여주인공 도도희는 '국민 인어공주'라 불리는 수영선수지만 남자 못지않게 털털하면서도 구수한 입담을 자랑한다.
"대본에 나오는 도도희의 당차고 당당한 모습이 멋있었어요. 또 도도희가 성장하는 과정이 나오는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런 모습을 표현해 보고 싶더라고요."
수영선수 출신임에도 한 번도 드라마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보여준 적 없다는 점도 이번 드라마 출연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였다.
작년 말부터 한창 촬영 중인 유이는 "도도희 말투가 거칠다 보니 현실로 돌아왔을 때도 계속 그 말투를 쓰는 것 같다"면서 "현실인지 촬영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도도희 역에 빠져 있다"고 한다.
극중 도도희는 두 남자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는다.
사실상 백수에 가까운 강호구(최우식 분)과 모든 면에서 흠잡을 것 없는 변호사 변강철(임슬옹)이 그들이다.
유이는 온 힘과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퍼붓는 강호구로 분한 최우식에 대해 "강호구와 90%는 비슷한 것 같은데 좀 더 남자다웠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옆에 앉은 최우식은 "제가 샤워하고 나올 때는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는데 유이 누나랑 같이 있으면 미녀와 호구 같은 느낌"이라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도도하고 거침없던 도도희가 호구를 통해서 사랑과 우정을 많이 배우게 되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1년 반 정도 연기를 쉬었는데 기다리다 보니 좋은 작품이 온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