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7 05:17 PM
By 노승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의 인질살해 영상에 검은 복면을 한 채 칼을 들고 여러 차례 등장한 '지하디 존'의 신원이 쿠웨이트 태생의 영국인 무함마드 엠와지(26)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 2013년 런던에서 사라진 뒤 지난해 8월 미국 기자 폴리 참수 때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이후 서방의 인질을 처형할 때마다 등장해 미국과 영국의 특급수배자가 됐었다.
특히 일본인 고토 겐지 참수 때 등장해 유창한 영국식 영어로 "아베, 당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겐지가 죽는다"고 말해 영국인으로 추정됐었다.
이런 가운데 엠와지가 런던에서 대학교육까지 받은 중산층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밝혀져 영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참수 희생자 가족들은 엠와지를 생포해 처벌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27일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IS에 인질로 잡혀 참수 당한 영국인 구호단체 요원 데이비드 헤인스의 부인 드라가나 헤인스는 "지하디 존이 명예롭게 죽는 것은 절대 원치 않는다"라며 "엠와디는 생포돼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라가나는 "체포 작전에서 사망한다면 엠와디에게는 명예로운 죽음이 될 것"이라며 "희생자 가족에게 심정적 보상을 주는 유일한 방법은 생포해 법정에 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인스의 여동생 베사니도 이날 ITV에 출연해 지하디 존의 신원이 공개된 것을 환영하면서 "그의 눈에 총탄이 박히는 모습을 볼 때 가족들은 안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정을 토로했다.
지난해 9월 헤인스에 앞서 IS 참수 보복의 두 번째 희생자가 된 미국인 기자 스티브 소트로프의 가족도 대변인을 통해 "법정에서 엠와지가 법정 판결을 통해 최고 수준의 징역형을 받는 것을 방청석에서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첫 번째 참수 희생자로 기록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의 모친인 다이앤은 이날 더타임스에 "엠와지가 증오범죄를 멈추지 않는 사실이 슬프다"며 "악행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잘못된 행동으로 모두가 그를 증오하지만 한 명의 어머니로서 범인을 용서한다"고 덧붙였다.
쿠웨이트 태생으로 6살 때 영국으로 이민와 중산층의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웨스트민스터 대학에서 컴퓨터프로그래밍을 전공한 엠와지의 얼굴도 이날 처음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데일리메일은 6살 때 부모를 따라 영국으로 건너온 엠와지가 런던 서부의 성공회 계열의 세인트 메리모들린 초등학교생 시절 반 친구들과 교복을 입고 찍은 단체 사진을 입수해 공개했다.
엠와지는 10살이던 이 당시 학생 연감에 컴퓨터 슈팅게임 '듀크 누켐'과 소년 액션소설 시리즈 '몬스터 죽이기', TV만화 '심슨가족', 팝그룹 'S클럽7' 등을 좋아한다고 적었다.
또 서른 살이 되면 하고 싶은 희망으로 '축구팀에 소속된 선수로 골을 넣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