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5 11:24 AM
By 정문수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주 9일부터 1조10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시행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의 채권을 매입한다.
5일(현지시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키프로스 니코시아에서 이달의 정례 통화정책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 600억유로(약 73조원) 규모 자산 매입을 2016년 9월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양적완화는 유로존의 성장률을 부양하고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경기전망이 하향 조정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으나 위험성은 전보다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ECB 실무진 전망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 1.0%보다 높아진 것이다.
내년 전망치는 1.5%에서 1.9%로 높아졌고, 2017년 전망치는 2.1%로 제시됐다.
ECB는 올해 종합소비자물가지수(HICP) 상승률 전망치는 당초 0.7%에서 0.0%로 낮춰 물가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라기 총재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물가가 매우 낮거나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3%에서 1.5%로 상향했으며 2017년 전망치는 1.8%로 제시했다.
채권매입과 관련해 ECB는 예금금리(-0.2%)보다 낮은 금리의 채권은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ECB는 "원칙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의 명목 채권 매입은 수익률이 예금금리보다 높은 한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드라기 총재는 회견에서 "(1월) QE 방침을 밝힌 후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는 여러 수치를 확인했다"며 "유로존의 경제회복이 점차적으로 확대·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ECB는 이날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05%로 동결 조치했다. 지난해 9월 0.1%포인트 전격 인하한 이래 6개월째 현행 금리 수준을 이어갔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20%, 0.30%로 유지하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그리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리스 경제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그리스 국채는 살 수 없다"면서 "만약 조건이 달성되면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인정하는 것을 다시 허용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키프로스도 QE에 포함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QE 일정이 발표되고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증시는 상승했다. 오후 11시 기준(한국시간) 독일 DAX지수가 1.1% 상승하는 등 유럽증시 전반이 상승했다. 유로화 가치는 달러당 1.1013유로까지 떨어져 장중 11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