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8 11:45 PM
By 노승현
경찰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해 얼굴과 손에 큰 부상을 입힌 진보단체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55)씨로부터 압수한 서적 등 10여점에서 이적성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서적을 감정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지난 1999년부터 2007년 사이에 7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전력과 지난 2011년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한 사실, 북한 관련 토론회를 수 차례 개최한 사실 등을 확인한 상태다.
미국 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본부장 김철준)의 김두연 서울경찰청 보안2과장은 9일 오전 브리핑에서 "김씨에게서 압수한 서적과 간행물 중 30점을 외부 전문가 집단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10여점에 대해 이적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부는 아직 감정 결과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이어서 "이적성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소지의 목적성 등을 입증하고, 이적 표현물 소지로 국보법 혐의 적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6일 김씨의 집 겸 사무실에서 압수한 물품 219점 중 이적성이 강하게 의심되는 북한원전 등 30점에 대해 감정을 외부 전문가 집단에 의뢰한 바 있다. 이 중에는 김정일이 쓴 영화예술론과, 주체사상 교육용으로 많이 쓰이는 정치사상강좌 유인물 등의 사본과 원본이 포함돼 있다.
김씨는 경찰이 자신을 상대로 범행동기와 행적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일성은 20세기 민족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며 "일제하에 항일운동을 했고 3·8선 이북을 접수한 후 자기 국가를 건설해 잘 이끌어온 것을 봤을 때 20세기 훌륭한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에는 훌륭한 대통령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와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는 반식민지 사회이지만 북한은 자주적인 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칼을 범행 도구로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2010년 일본대사를 콘크리트 덩어리로 공격했을 때 별로 위협적이지 않아 (이번에) 칼을 준비하면 더 위협적일 것 같아 과도와 커터칼을 준비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김씨의 공범과 배후, 자금지원 통로 등이 있는지 다각적으로 분석, 구체적인 혐의를 찾아내면 검찰과 협의해 종로서에 보관중인 압수품 중 국보법 관련 증거품에 대해 재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수사 공조를 적극적으로 벌여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미국에 서버를 둔 SNS에서 김씨가 활동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 하고 늦어도 13일까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