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4 02:08 PM
By 노승현
미국 뉴욕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15세 여고생이 방과 후 또래 여학생으로 보이는 5∼6명으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했지만, 매장에 있던 어른들은 싸움을 구경하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할 뿐 아무도 말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뉴욕과 미국이 충격에 빠졌다.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오후 뉴욕 브루클린 플랫부시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인근 E고등학교의 학생인 15세 여학생이 친구들로 보이는 5∼6명에게 에워 싸인 채 얼굴, 머리, 팔, 상반신을 폭행당했다.
이들은 피해 학생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따라다니면서 쉴새 없이 구타했고, 결국 피해 학생이 바닥에 쓰러지자 발길질을 해댔다.
이 사건은 이틀 후인 11일 페이스북 계정에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알려졌는데, 2분 30초간의 동영상에서 피해 여학생은 고개 한 번 제대로 들지 못하고 상반신을 웅크린 채 얻어맞기만 했고, 쓰러져서는 발길질 세례를 받았다.
동영상 속에서 구타 학생들은 피해자가 두 팔로 머리를 감싸도, 정신을 잃은 듯 움직이지 않아도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 이때 "죽었나 봐. 네가 죽인 거야"라고 소리쳤지만 달려나오는 사람은 없었고, 동영상이 끝날 무렵 이 학생을 일으켜 세우는 장면에서야 어른들은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집단 구타로 인해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피해 학생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경찰에 구타 이유 등에 대해 진술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당일 '작심하고' 싸우려고 맥도날드 매장으로 간 사실을 알았지만 싸운 이유를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가해자 중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16세의 한 여학생은 12일 경찰에 체포됐는데, 그는 지난 1월부터 피해 학생을 '따라다녔다'면서 친한 친구에게 한 행동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매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과, 어른들이 이를 제재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인해 큰 논란이 일고 있고, 충격에 빠진 뉴요커들은 공분을 터뜨리고 있다.
뉴욕 경찰 대변인은 "누군가 911에 신고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는 온라인에 동영상이 게재됐을 때에야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았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군중들은 스포츠 중계를 보듯 집단구타를 구경만 했다"고 비판했다.
윌리엄 브래튼 뉴욕 경찰국장은 "이런 종류의 행동은 어느 사회에서든 용납이 안 된다. 뉴욕서도 용납 안 될 것"이라고 했고,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어린 소녀가 이런 식으로 많은 다수로부터 공격을 당했다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