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4 02:22 PM
By 노승현
쿠바가 국제 채권국 모임 '파리클럽'과 부채상환 재협상을 위해 접촉 중인 사실이 알려졌다. 파리클럽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20개 채권국의 모임이다.
쿠바는 일부 채권국이 자국 내정에 간섭한다며 지난 1987년 파리클럽에 대한 부채 상환을 중단했고, 양측은 지난 2001년 부채탕감 조건을 놓고 협상했으나 이견 탓에 결실을 보지 못했었다.
이런 가운데 양측이 이번에 다시 부채상환 재협상에 나섬에 따라 쿠바가 세계 경제에 곧 재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브루노 베자르드 파리클럽 의장은 지난 6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쿠바 정부 관계자들과 만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이 '화해' 작업을 하고 있으며 "몇 주나 몇 달 뒤에는 (부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자르드 의장은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쿠바와 채권국들은 이 일을 시작할 충분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쿠바가 파리클럽에 진 부채가 현재 150억∼160억 달러(16조9320억원∼18조608억원)가량 남았으며, 이 중 50억 달러는 프랑스가 빌려준 것이라고 추산했다.
프랑스 출신인 베자르드 의장은 프랑수와 올랑드 자국 대통령의 5월 쿠바 방문 준비를 위해 이번에 아바나를 찾았다. 이에 따라 올랑드 대통령의 방문 때 양측 간의 부채탕감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가 이번에 파리클럽과 대화에 나선 것은 자국의 문을 세계경제에 더욱 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쿠바는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2006년 실권을 쥔 뒤 투자 유치, 차관 도입 등을 목적으로 국제 신용도를 개선하려 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는 최근 국교 정상화 협상을 개시하는 등 개방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