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3 11:27 AM
By 노승현
이슬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이슬람국가)로부터 이라크 제2의 도시 팔루자를 탈환하기 위해 탈환작전에 나선 시아파 민병대가 학생들이 갖고 온 총알로 전투를 치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약 2,600명 규모의 '안사르 알마르자에야 민병대'를 이끌고 있는 사이드 하미드 알 야세르 사령관은 교사들의 요청으로 우루크 초등학교 학생들이 기부한 총알을 전투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어린 소녀들이 건낸 상자를 열 때마다 복잡한 감정이 든다. 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를 생각한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끼지만, 연필에 더 익숙해야 할 고사리 같은 손들이 우리에게 탄약을 넘겨주는 것이 슬프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부터 민병대를 지휘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교사 겸 마을 지도자였던 하미드는 IS와의 전투를 위해 민병대를 이끌고 이라크 시아파 최고 지도자격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의 명령에 따라 팔루자 동부 전선으로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기본적인 훈련은 물론 제대로된 전투 장비도 갖추지 못한 민병대가 맞닥뜨린 현실은 녹록치가 않아 2주 전 IS의 자살 공격으로 민병대원 23명이 숨진데 이어 최근에는 저격병의 공격으로 4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은 하미드가 이끄는 민병대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시아파 민병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더타임스는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처럼 많은 시아파 민병대가 수니파에 맞서기 위해 결집한 것은 처음이라면서도 학생들이 기부한 총알로 전쟁을 치르는 것은 민병대의 난립에 따라 시아파 지도자들이 IS와의 전투에서 직면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