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30 11:19 AM
By 함선영
150명의 사망자를 낸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사건의 원인이 부기장의 '고의 추락'으로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가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부기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과 조종실에 두 명 이상 두는 규정 등을 도입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핵심 쟁점이다.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 사건으로 저먼윙스와 모회사 루프트한자는 대규모 법적 책임을 물게 될 것이라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먼윙스 여객기는 지난 24일 스페인 바로셀로나를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중 프랑스 알프스 지대에 추락해 150명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여객기를 고의적으로 추락시켰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부기장인 안드레아 루이츠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는 회사에도 이를 일부 숨기고 있었다.
사건 조사 관계자에 따르면, 부기장은 신경정신학자들로부터 사건이 발생한 날짜를 포함한 기간 동안 근무를 하지 말라는 충고를 받았다. 하지만 부기장은 이 충고를 무시하고 항공사에 보고하지 않은 채로 비행에 나섰다.
항공 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항공사가 일부 과실이 없다는 부분에 대해 증명하지 못하면 저먼윙스와 모회사인 루프트한자는 대규모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 법률회사 포드허스 오섹(Podhurst Orseck)의 스티브 마크 변호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잘못이 없음이 입증되지 않는 한 항공사에는 무한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 기장이 잠시 조종실을 비운 사이 부기장이 문을 걸어 잠근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크 변호사는 "항공사의 불충분한 심리 검사 외에도 항공사는 '고의 추락'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도록 조종실에 두 명이 들어가야 한다는 규정을 제정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 규정상 조종실에 2명이 항상 함께 있어야 한다는 건 필수 사항이 아니지만, 이번 사건 후 루프트한자를 포함한 많은 항공사들이 규정을 바꾸고 있다.
이에 저먼윙스 모회사인 루프트한자는 국제항공협약법상 사망자 한명당 15만달러(약 1억6600만원) 이상의 보상금 제공 의무가 있을 것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유족들은 추가로 보상금을 요구할 수 있다.
루프트한자는 여객기 추락 사건의 사망자 유족들에게 5만유로(약 6000만원)를 지급해줄 것이라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이는 보상금과는 별개로 사고 관련 비용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