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1 06:47 PM
By 노승현
미국의 소비자 신뢰 및 주택 가격 지수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미국 경제의 '소프트 패치(경기 회복기의 일시적 침체)'가 끝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제조·건설 지표, 고용 지표 등이 완연한 개선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낙관은 이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민간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3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101.3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수는 지난달 98.8에 비해 개선됐고, 시장의 전망치(96)도 크게 상회했다.
같은 날 미국의 20개 대도시를 토대로 산정되는 주택 가격 지표인 S&P/케이스 실러 복합 지수도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상승폭(4.4%)을 넘어섰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소비자 신뢰와 집값 상승은 지난 1분기의 (성장) 둔화가 일시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연율로 2.2%에 그친데 이어 1분기에도 0.8∼1.2%에 그쳤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지난 겨울 동부 지역의 이상 혹한과 달러 강세에다 서부 항만 노조 파업, 미국 외 지역의 경기 침체나 둔화로 인해 국외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 신뢰 지수와 주택 가격 지표가 개선돼 미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은 여전해 소프트 패치가 끝났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 구매관리협회(ISM) 지수는 3월에 46.3으로 전달보다 0.5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점인 50을 밑돌아 경기 위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 신규 주문도 2개월째 위축됐으며 재고도 급격히 늘어남으로써, 제조업의 어두운 그림자가 여전함을 뒷받침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지수는 51.5로 전 달의 52.9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5월 이후 최저치이다.
또 미국 상무부가 집계한 지난 2월 건설지출은 전 달과 비교해 0.1% 줄어 두 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초 1월과 비슷한 수준을 예상했다.
민간조사기관 ADP는 2월 민간 고용이 18만9,000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측치인 22만5,000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ADP가 민간 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하고 있어 미국 정부의 공식 지표와 다를 수 있다는 예상이 있기는 하지만, 최근 순항하던 미국 고용시장이 유가 급락, 달러화 강세에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지난해 4분기(2.2%)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