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3 11:52 PM
By 노승현
워싱턴 주(州)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학(UW) 한국학도서관 로비에 1970∼80년대 한국에서 유행했던 '추억의 만화방'이 문을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유답(UW) 만화방'이라는 간판을 내건 이 만화방의 서가에는 이현세·허영만·박봉성·고행석·황미나 등 과거 만화계를 주름잡았던 인기 작가들의 작품들이 채워져 있다.
아울러 만화방에 구식 난로와 흑백 TV도 설치됐으며, 난로 위에 도시락, 양은냄비, '뽀빠이' 등 옛날 과자까지 전시하면서 1970~80년대의 추억을 되살렸다.
이 만화방은 40대 이상 한인들에게는 추억을, 만화방을 경험하지 못한 이민 1.5∼2세들과 현지인들에게는 한국 만화문화를 알리려는 목적으로 워싱턴대학 한국학도서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닷새간 만화축제 'K-만화: 종이에서 스크린까지' 행사의 하나로 열렸다.
한국 만화방 개장에는 오은지(조경학과 4년) 씨를 팀장으로 한 이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과 교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섰다. 이들 제작팀은 인터넷 등을 뒤져 1970∼80년대 만화방을 그대로 재현했다. 당시 만화방에 붙어 있던 월간 만화잡지 '보물섬' 등 각종 만화책의 표지와 광고물 등을 프린트하고 추억의 과자는 한국에서 주문했다. 구식 난로와 흑백 TV는 인터넷 중고매매 사이트를 통해 구입했다.
이효경 한국학도서관 사서는 "만화방에는 당시 한국 만화 캐릭터 등을 직접 그려 넣었고, 만화가 윤태호 씨도 직접 '미생' 캐릭터 등을 그려줬다"면서 "벽면에는 낙서 공간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만화축제는 UW 한국학도서관이 한국 만화책 1만5,000권을 소장하게 되면서 기획했는데, 해외에서 처음으로 열린 한국만화축제인 데다 UW 한국학 도서관이 총괄 기획을 했지만 시애틀총영사관(리셉션 등의 비용 지원), 국제교류재단(만화방 재현 공사비 지원), 아시아나항공(왕복항공권 제공), 시애틀 다운타운 할리데이 인의 에디 김 사장(숙박 제공) 등 여러 한인 기관이나 단체 등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치른 시애틀 한인들의 행사였다.
한편, 이번 만화축제에는 지난해 TV 드라마로 방영된 인기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가 참석해 특강과 기조연설을 하고 한인 1세들을 중심으로 약 200여명의 한인 독자들과 즉석인터뷰 등 만남의 시간을 가지는 한편 팬 사인회도 열었다.
특히 윤태호 작가는 이 자리에서 올해 안에 착수할 예정인 '미생2'의 스토리도 대략 알려줬는데, 어떻게 돈을 벌어 자신에게 봉급이 오는 지 '회계' 문제, 요르단에 중고차를 판매하는 출장 이야기, 결혼 적령기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결혼이야기 등을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