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6 01:04 PM
By 노승현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 이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도 누적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중국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13년 만의 대기록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점유율 1·2위 회사인 폴크스바겐(25년), GM(17년)보다 무려 4~12년 앞서는 것이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판매 1,000만대를 달성한 국가는 한국(1996년), 미국(2011년) 두개국 뿐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3일 기준으로 중국 시장에서 1,000만776대를 판매해 누적판매 1,000만대를 넘어섰다고 6일 밝혔다.
베이징현대가 654만7,297대, 둥펑위에다기아가 345만3,479대를 각각 판매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진출 4년만인 2006년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했고, 이후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가면서 지난해 9월 900만대를 돌파한 이후 7개월만에 1,000만대 판매에 성공했다.
또 지난 2009년부터는 6년째 폴크스바겐과 GM에 이어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기아차 올 3월에도 판매호조를 이어가면서 각각 10만2,552대, 기아차가 5만9,00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9%와 12.4%가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중국 국영기업 베이징기차와 함께 현지 합자사 '베이징현대'를 설립하고 같은 해 12월부터 당시 최신 모델인 EF쏘나타(현지명 밍위)와 아반떼XD(현지명 엘란트라)를 출시하면서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출시 2년 만에 판매 순위 5위에까지 오르면서 '현대속도'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의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에서 열린 제4공장 착공식에서 "그동안 중국 파트너들과 이루어 왔던 '현대 속도'와 '현대 기적'을 다시 쓰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히 현대차의 첫 중국 전략차인 '위에둥(중국형 HD아반떼)'은 2008년 8만5,957대를 판매한 이래 2013년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현대차의 고속 성장을 이끌고 있다.
기아차 역시 둥펑기차, 위에다기차와 함께 '둥펑위에다기아'를 설립하고, 2002년 첫 전략차 '천리마'(구형 엑센트)를 내놓은 이후 연 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8위를 기록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사양을 고급화한 '천리마'는 가격이 1,500만원에 달해 출시 첫해 1,87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지만 4년만인 2005년 6만6,298대로 판매량이 35배 이상 급증하며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으로는 현지전략차종 투입, 최대차급 시장 적극 공략, 적기 생산능력 확대 등 3가지가 꼽힌다.
현대차의 '위에둥'은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매김했고, 최근에는 밍투와 ix25를, 기아차는 K2와 K4, KX3 등 중국 전용모델을 내놓는 등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소득 수준과 기호가 다양한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인들의 성향을 고려한 디자인과 현지 도로상황에 최적화한 모델을 출시한 점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또다른 성공요인은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큰 준중형시장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적극 공략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준중형시장에서 현대차 5개, 기아차 8개 총 13개의 모델을 투입, 총 108만대를 판매하면서 13.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준중형급 베스트셀링 모델인 '위에둥'과 '랑동'은 출시 이후 각각 129만3,164대와 61만2,320대가 판매됐고, 기아차도 현지전용모델 K2(2011년)와 K3(2012년)를 내놓았는데 현재까지 각각 53만9,191대와 38만3,950대를 판매하면서 쾌속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다.
또 SUV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 뿐만 아니라 중국전용 소형SUV ix25와 KX3 등을 투입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SUV시장에 현대차 4개, 기아차 2개 총 6개의 모델을 앞세워 총 40만대를 판매하면서 10.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의 급증을 예상하면서 현지 공장을 잇따라 세우면서 생산능력을 늘렸다.
2008년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판매대수는 43만6514대에 불과했으나 같은해 각각 2공장을 완공, 104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베이징현대 1∼3공장과 쓰촨현대 상용차공장, 둥펑위에다 현재 1∼3공장까지 합쳐 현대·기아차는 총 195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창저우에 4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충칭시에 제5공장도 착공해 2018년에는 중국에서 270만대 생산체제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