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6 03:15 PM
By 노승현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면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기하고 "일본 고유영토임에도 이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등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일본의 새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가 내년부터 사용된다.
일본 문부과학성(교육부)은 6일(현지시간)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확정했다. 교과서 검정 제도는 민간 출판사들이 쓴 교과서에 대해 정부가 적절성을 심사하는 것이다.
검정 결과, 일본 사회과의 역사(8종)·공민(6종)·지리(4종) 등 3개 과목 총 18종의 교과서에 빠짐없이 독도 관련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국의 독도 불법 점거' 주장을 실은 교과서는 지난 2011년 4종에서 이번에 13종으로 3배 넘게 늘어났다.
이번 검정은 작년 1월 개정된 교과서 검정기준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가 처음 적용된 것으로, 아베 정권은 당시 근현대사와 관련 '정부의 통일된 견해'를 기술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교과서 검정 기준을 개정하고,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교과서 제작의 기준이 되는 지침서)에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 '한국의 불법점거' 등 주장을 명시했다.
이날 주무 장관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문부과학상은 사회과 교과서에 영토 관련 기술이 늘어난 데 대해 "자기 나라 영토에 대해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가르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케시마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가 일본 땅이라는 기초적인 지식이 교과서에 기술된 것은 큰 진전"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검정 결과에서 일본의 식민지배 당시 가해책임을 완화하거나, 식민통치 정책을 미화하려는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도 있었다.
교도통신에 의하면, 일부 교과서에 1923년 간토(關東) 대지진 당시 '경찰·군대·자경단에 의해 살해된 조선인이 수천명에 달했다'는 내용이 들어갔지만 검정을 거쳐 '수천명이라는 말도 있지만 숫자에 대해서는 통설이 없다'로 수정됐으며, 조선인 사망자가 230명이었다는 당시의 일본 사법성 발표가 병기됐다.
또 식민지 조선에서의 토지조사 사업에 대해 한 출판사가 쓴 "근대화를 명목으로" 했다는 표현은 검정을 거쳐 "근대화를 목적으로" 했다는 것으로 수정됐다. '명목'이라고 하면 달리 노리는 바가 있는 것처럼 읽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것은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서 토지조사를 했다는 역사 왜곡이다.
아울러 일부 교과서는 난징(南京)대학살(1937∼1938년)과 관련해 일본군이 "다수의 포로와 주민을 살해"했다는 현행 교과서 기술을 "포로와 주민을 말려들게 해 다수의 사상자를 냈다"로 자진 변경했고, 현행 교과서에 있는 "일본군의 만행으로 비난받았다"는 표현을 삭제한 교과서도 있다고 교도는 전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한층 강화된 이번 검정 결과와 관련,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또 다시 도발을 감행했다"고 규탄했다. 또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