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9 02:15 PM

죽어가는 뺑소니 피해자 지나쳤는데 알고보니 마중 나온 어머니

By 노승현

뺑소니 교통사고 피해자가 자신의 어머니인 줄 모르고 지나친 한 중국인 남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선한 사마리아인'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중국 현지 신문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 안후이(安徽)성 난링(南陵)현에서 장(張)모씨가 새벽에 어머니를 보러 고향집을 가다가 교통사고 현장을 지나쳤다.

장씨는 당시 길가에 한 노부인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고서도 아무런 구호조치 없이 차를 세우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 어머니가 집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서야 그는 사고현장으로 돌아갔고, 뺑소니 피해자가 자신을 마중하기 위해 나와 있던 어머니였다는 끔찍한 진실과 마주하게 됐다.

그는 급하게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향했지만 어머니는 곧 숨지고 말았다.

경찰이 현장에 떨어진 유리 파편 등을 추적해 뺑소니 용의자를 체포했으나 장씨는 당시 쓰러진 어머니를 두고 그대로 현장을 지나친 일로 적잖은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에서는 어려움에 부닥친 낯선 사람을 도와줬다가 폭행범으로 몰려 자살하거나 벌금을 무는 등 도리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면서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의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곤경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다 문제가 발생한 경우 구호자를 처벌하지 않는 이른바 '선한 사마리아인법'을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극단적인 물질주의에 젖어 도덕성 상실의 위기에 처해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