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3 10:43 AM
By 노승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 리비아 지부가 12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공격한 데 이어 트로폴리 소재 모로코대사관도 13일 새벽 폭탄 테러했다.
현지 안보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모로코대사관 정문에서 폭발이 발생해 대사관 정문과 대사관 옆 주거건물 일부가 손상됐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다.
이번 폭탄 테러는 한국대사관 기관총 40여발 총격이 발생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일어났다. 트리폴리 한국대사관은 IS의 기관총 공격을 받아 현지인 경비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었다.
IS를 추종한다고 밝힌 무장단체는 이날 트위터에 한국대사관과 모로코대사관에 대한 공격 모두 자신들이 저지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 붕괴 후 트리폴리와 벵가지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이슬람계와 비이슬람계 민병대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IS 테러가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아프리카 한 가운데 있는 리비아의 외국 공관들이 최근 잇따라 IS 세력의 테러 공격을 받은 것은 IS가 거점 국가인 시리아·이라크를 넘어서 북아프리카, 특히 리비아로 세를 확장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건 외에도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는 12일 IS에 충성을 맹세한 조직의 소행으로 보이는 연쇄 폭탄테러로 군인과 경찰 11명을 포함해 최소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튀니지 국립박물관서 IS에 의한 총격 테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 등 21명이 숨졌다.
리비아와 이집트, 튀니지 이들 세 국가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독재정권 붕괴 후 이어진 정파, 종파 간의 대립에 중앙정부의 영향력 약화 또는 반발 심리 등으로 테러 위협에 쉽게 대처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 세력, 이슬람 시아파-수니파 분쟁, 지역 종족 갈등이 이어진 끝에 최근 대규모 폭탄, 총격 테러가 발생했다.
또 작년 10월 공개된 미국 정보당국 등의 자료에 따르면, IS에 가담한 외국인은 튀니지 국적이 3,00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모로코(1,500명)와 리비아(556명), 이집트(358명), 알제리(250명) 등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상당수 인원이 IS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