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9 02:04 AM

세계은행, AIIB 등장으로 70년만에 최대 위기

By 김혜란

굳건한 입지에 변화가 없을 것처럼 보였던 세계은행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등장하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지면서 설립 이후 70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세계은행의 이 같은 상황을 '스트레스테스트'라는 말로 표현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은행들이 급격한 경제 환경 변화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미 재무부 출신으로 오바마 1기 행정부 시절 미 정부와 세계은행 사이를 조율했던 스콧 모리는 "세계은행이 지금의 발전 모델을 고집한 채 방향을 틀지 않는다면 지속가능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스의 연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간 개발은행이 증자를 시행하면서 개발은행 전체 자산에서 세계은행이 차지하는 자본금 비중은 50%에서 39%로 추락했다.  

모리스는 "세계은행은 AIIB가 거론되기 이전부터 아시아개발은행이나 아프리카개발은행 등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며 "전통적 의미의 개발은행의 역할에서 벗어나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최근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공격적으로 뛰어드는 등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70년동안 IMF와 함께 세계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회원국이 188개국으로 지난해 개도국 지원에 650억 달러를 썼다. 현재 전 세계 131개국에서 1만2,000명의 직원과 5,000명에 달하는 컨설턴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