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3 11:19 PM
By 노승현
넥서스 6 스마트폰 필요하고 미국서만 시범 서비스
구글이 이동통신 서비스인 프로젝트 파이(Project Fi)를 정식 발표하고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워낙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있어서 달콤한 파이(Pie) 그 자체다.
구글은 22일 '프로젝트 파이'라는 이동통신 서비스 상품을 내놓았다.
구글의 통신 상품 담당 부사장 닉 폭스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 상품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파이'는 일단 미국에서 구글의 최신형 스마트폰 '넥서스 6'로만 이용이 가능한 시범서비스로 시작된다.
가격이 저렴하고, 복수 이동통신사 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먼저 가격이 저렴하다.
무제한 음성·무제한 문자 서비스는 월 20달러(2만1,6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는 1 기가바이트(GB)에 10달러(1만800원)이며, 사용하지 않은 데이터 요금은 달러 단위로 돌려준다.
무제한 음성·무제한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데이터 1GB만 사용한다면, 한 달에 30달러만 통신 요금으로 내면 된다. 만약에 데이터를 1GB도 쓰지 않는다면 그만큼 다음달 요금에서 자동 감액된다.
여기에다 다년 계약 약정 등 별도 조건이 없는 것도 관심을 끈다. 중간에 서비스를 중단해도 위약금 피해를 볼 필요가 없는 셈이다.
여기에다 복수 이동통신사 망을 이용할 수 있어 통화 품질이 우수하다.
구글이 이동통신망을 직접 구축하는 것은 아니고 스프린트와 T-모바일USA와 제휴해 이들의 망을 이용한다.
특히 두 이동통신사 기지국의 신호 세기를 비교해서 신호가 더 잘 잡히는 쪽을 이용해 통신을 하는 방식을 채택한 점이 주목된다. 단말기 화면 상단에는 이동통신사의 로고 대신 'Fi Network'가 표시된다.
데이터, 텍스트, 음성통화 등의 트래픽은 와이파이가 잡히는 지역에서는 와이파이로 처리된다. 이동통신 네트워크에 걸리는 부하를 줄이고 요금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3G도 마찬가지로 4G LTE와 자동 전환할 수 있다.
스프린트와 T모바일 2개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는데다 전파 강도나 속도 등 회선 상황을 판단해 더 쉽게 연결할 수 있고 쾌적한 회선을 자동 선택해주기 때문에 통화 품질은 더 우수할 수도 있다.
전 세계 120개국 로밍 서비스도 지원한다. 다만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는 통신 속도가 3G 256Kbps로 제한된다. 요금제는 어느 국가나 동일하다. 120개국의 명단이나 120개국을 선정한 기준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구글 보이스(Google Voice)를 지원, 전화번호로 하나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여러 기기에서 전화를 받을 수도 있다.
데이터 보안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자가 와이파이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 받을 경우, 해당 데이터를 암호화 처리함으로써 공용 와이파이를 이용한 해킹을 방지한다.
구글이 내놓은 너무나 파격적인 조건이어서 충격파가 적지 않다.
프로젝트 파이에 가입하려면 넥서스 6가 있어야 하며, 초기 시범서비스 단계에서는 구글에 초대장을 신청해 받아야 한다. 넥서스 6를 아직 갖고 있지 않은 고객은 서비스 신청과 함께 이를 구입할 수 있다.
구글의 '프로젝트 파이'는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과 통신 사업과 콘텐츠 사업을 수직적으로 통합하는 효과를 지닌다.
넥서스 시리즈로 단말기 사업을 하고 있는 구글은 기존 인터넷과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사업에 더해 이동통신 사업까지 진출하면서 세 가지 사업을 수직적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 것.
이런 수직적 통합은 과거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에 이동통신사들이 시도했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단말기·콘텐츠·소프트웨어에 대한 이동통신사들의 영향력은 현저히 약화했다.
이 때문에 구글이 주도하는 이 수직통합적 사업모델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성공한다면 전 세계 이동통신업계에 매우 큰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프로젝트 파이를 기반으로 넥서스6 등 스마트폰과 넥서스7 등 태블릿, 노트북 크롬북은 물론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IoT(사물인터넷) 등을 연결해 애플과 같은 구글만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를 모두 휘어잡기 위한 구글의 네트워크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프로젝트 파이의 기술과 가격은 통신 산업 전반에 압박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