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8 12:31 PM
By 노승현
맥도날드의 어린이 메뉴 '해피밀'이 피자보다 낫다는 맥도날드 광고에 이탈리아가 분노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 지난달 방송을 시작한 맥도날드의 해피밀 광고에 대해 '원조 피자' 탄생지인 나폴리가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맥도날드 광고는 피자가게에 둘러앉은 한 가족이 메뉴를 고르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부모가 메뉴판을 보며 무슨 피자를 시킬 지 망설이고 있는 동안 메뉴를 보지도 않고 있던 어린 아들은 웨이터가 묻자마자 '해피밀'이라고 외친다.
이어 장면이 맥도날드 매장으로 바뀌면서 밝게 웃는 세 사람의 모습에 "당신의 아이는 의심이 없습니다. 해피밀은 여전히 4유로"라는 이탈리아어 멘트가 겹쳐진다.
그러나 이 광고가 나온 이후 '피자를 모독했다며' 이탈리아인들의 분노가 온·오프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나폴리의 한 블로거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쳐다보던 꼬마가 강한 나폴리 억양으로 "아빠, 이 역겨운 건 뭐야? 피자 주세요"라고 외치는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맥도날드의 광고 철회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과 소셜미디어에서 해시태그 달기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피자 업체 '지노 소르빌로'는 어린이 고객을 위해 사이즈를 줄인 '해피 피자'를 내놨다.
피자 업체들이 이탈리아계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에게 나폴리 피자를 세계에 대변하고 홍보해 달라고 요청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분노의 소송은 덤으로 따라 붙었다. '원조 나폴리 피자 연합회'의 마시모 디 포르지오 부회장은 맥도날드 광고가 지중해식 식습관의 상징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공격이라면서 연합회가 고소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맥도날드는 성명을 통해 피자를 공격하거나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나폴리의 피자 셰프도 적어도 한 번은 아이들과 함께 맥도날드에 왔을 텐데, 그렇지 않다면 당장 초대하겠다. 맥도날드를 먹은 뒤에는 아이들이 다시 오자고 할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