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30 12:16 AM
By 함선영
미국 언론은 2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역사적인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에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하겠다고 했지만, 위안부 문제 등 2차대전 가해 행위들에 대해선 직접적인 사죄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The Hill)은 '일본 지도자의 2차대전 위안부에 대한 사과가 부족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연설에서 2차 세계대전에서 발생한 일본의 논쟁적 행위들에 대한 솔직한 사과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더 힐은 많은 미 의회 의원이 아베 총리가 이날 연설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의 뜻을 표명하는 무대로 활용하기를 촉구했지만, 그는 "무력분쟁은 늘 여성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든다. 우리 시대에, 결국 여성들이 인권 확대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아베 총리가 2차 세계대전에서 숨진 미국인들에게 엄숙한 위로를 표했다"며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국회의원 여럿이 사과를 요구했지만,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일본의 전쟁 시 행위들에 대해 사죄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대신 아베 총리는 "전쟁에 대한 깊은 후회의 마음", "우리의 행위가 아시아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 우리는 그것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등의 표현을 썼으며 2차 세계대전을 적시하지 않은 채 "무력분쟁은 늘 여성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만든다"라고만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도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 등 논쟁적인 문제들에는 완곡한 언급을 하는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또 아베 총리가 과거 전쟁행위가 아시아 국민에게 고통을 준 사실을 외면하지 않겠다면서도 "자신이 사과하지 않는 대신 전임자들의 담화를 계승한다고는 입장만 밝혔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아베 총리의 이러한 수준의 언급은 아베 비판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보수주의자인 그는 미국과 일본의 군사동맹 등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데 연설을 할애했다고 보도했다.
AFP도 전날 미 공화당 잠룡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아베 총리를 향해 "역사적 정확성은 물론 지정학적 안정이라는 이익을 위해서라도 일본 정부가 더욱 전향적인 입장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며 "내일 일본 총리가 의회 합동연설에서 그렇게 하기를 희망한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베 총리가 이날 연설에 앞서 세계 2차대전 기념비를 방문한 사실을 전하면서 이는 과거의 적국들이 이제는 세계사의 가장 가까운 동반자가 됐다는 화해를 강조하기 위한 발걸음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