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5 07:41 PM
By 전선영
중국의 과학자들이 인간배아를 상대로 한 인간 유전자 편집을 시도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생명 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세계 생명과학자들이 잇따라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편집 연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자”는 ‘모라토리엄’ 선언을 하고 있다. 생식세포의 유전자를 편집하면 체세포와는 달리 그 결과가 후대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미국 노벨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와 폴 버그 박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과학계가 기술과 윤리적 차원에서 우리 행동의 의미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은 유전자를 편집하기 전에 잠시 멈춰 생각할 시간”이라고 호소했다. 생화학자이자 국제 줄기세포 연구 학회(ISSCR) 회장인 루돌프 재니쉬도 이에 동참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중산대의 황쥔주 박사팀은 지난달 인간 배아 유전자 편집에 관한 논문을 ‘프로틴&셀’을 통해 게재했다.
황 박사 연구팀은 불임클리닉에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인간 배아를 얻은 후, 일명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 기술’로 지중해성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에 대한 편집을 시도했다. 크리스퍼란 특정 염기서열을 찿아내 해당 부위 유전자를 절단하는 효소로 인간과 동식물의 유전체 교정에 사용된다.
비록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지만 인간 배아를 놓고 처음으로 유전자 편집 실험이 이뤄진 점에 대해 생명 윤리 논란이 일고 있다.
유전자 편집 ‘찬성론자’들은 아기가 태어나기 전 유전자 조작을 통해 난치성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태어날 아이를 인위적으로 선택하거나 조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프랜시스 콜린스 미국국립보건원(NIH) 원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윤리적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은 절대로 배아 변형 연구를 위한 자금 모금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